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내정을 놓고 18일자 아침신문은 일제히 윤석열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 안팎의 얘기와 청문회를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준비가 덜 된 탓인지 윤 후보자 검증기사는 드물었다. 조선일보와 세계일보가 윤 후보자의 재산과 아내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다.

조선일보는 18일자 5면에 ‘52세 늦장가, 재력가 아내의 재산, 청문회 쟁점 예상’이란 다소 긴 제목의 기사에서 윤 후보자 아내가 비상장 주식에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3월 재산공개 때 불거져 나왔지만 당시 윤 후보자는 “아내가 지인 추천으로 장기 보유할 목적으로 주식매매 계약을 맺었지만 이 과정에서 우월적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 차익을 본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조선일보의 지적은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때 나온 걸 재탕한 셈이다.

대신 조선일보는 윤 후보자 아내가 윤 후보자보다 12살 작고 두 사람은 2012년 윤 후보자가 52살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문화예술기업을 운영하는 재력가라고 소개했다.

세계일보는 18일자 4면에 ‘재산·장모 논란 험난한 청문회 예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처럼 국감장에서 이미 나온 윤 후보자 장모 사기사건을 꺼냈다. 세계일보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과거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 장모의 사기사건에 윤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이 역시 윤 후보자는 “모르는 일이고 중앙지검에는 (제) 친인척 관련 사건이 없다. 왜 도덕성의 문제가 되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언론이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려면 12살 어린 아내, 장모 사기사건, 60억원대 재산, 그것도 5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한 아내, 윤 후보자의 52살 늦장가처럼 이미 알려진 가족사의 신변잡기 말고 좀 의미있는 팩트가 더 필요해 보인다.

▲ 18일자 조선일보 5면(왼쪽)과 세계일보 4면.
▲ 18일자 조선일보 5면(왼쪽)과 세계일보 4면.

김충환 전 의원, 교회세습 반대쪽에 낫 휘둘러 현수막 훼손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이 다니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대에 낫을 휘둘러 경찰에 입건됐다. 김 전 의원은 16일 오전 10시20분께 자신이 다니는 명성교회 앞에서 교회 세습반대 시위대가 설치중이던 현수막 끊으려 낫을 휘두러다가 현장에 있던 경찰에 제지당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이날 비자금 의혹을 받는 800억원대 교회 돈을 관리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재정 장로의 5주기를 맞아 집회를 했다. 평신도행동연대는 “2부 예배가 끝날 즈음 김 전 의원이 도로를 가로질러 시위대 쪽으로 달려와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교회 비방 내용이 담겨 장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제거하러 갔고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은 18일자 한겨레(10면)와 세계일보(12면)가 각각 보도했다.

명성교회는 2017년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세습 문제로 논란을 빚어왔다. 김 전 의원은 명성교회 현직 장로로 민선 1~3기 강동구청장을 거쳐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 18일자 한겨레 10면(왼쪽)과 세계일보 12면.
▲ 18일자 한겨레 10면(왼쪽)과 세계일보 12면.

조선일보 김대중, ‘처신’ 언급하며 박근혜에 경고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18일자 ‘2020 총선 시작됐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당이 내부는 물론 미래당과 맺은 관계도 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친박 세력의 신당까지 출현한다면 야권 후보 난립은 불 보듯 뻔하고 선거는 필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며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지는 걸 패배로 명명했다.

김 고문은 칼럼 곳곳에 한국당과 미래당, 한국당 내부의 탈당파 등 보수세력의 분열에 조바심쳤다. 김 고문은 보수 야권 분열을 막기 위해선 “백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처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 고문은 “그(박근혜)는 이미 측근 변호사를 통해 문(재인) 세력보다 한국당 내의 탄핵파에게 더 원심(怨心)을 가졌음을 공공연히 토로했다”고 해석했다.

김 고문은 살얼음판을 걷는 보수 야권에서 한국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홍문종 의원을 두고 “지금 이 시기에 그런 결정을 할 정치적 그릇이 아님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박의 복수심이 깃발을 올린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김 고문은 홍문종 의원의 탈당은 박근혜씨가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고문은 야권 분열을 위해 현 집권 세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단행해 야권에 ‘박근혜 세력’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복수심을 부추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18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 18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야권의 이합집산이야 불을 보듯 뻔하지만 현 정부가 박근혜 석방을 통해 한국당 분열을 부추긴다는 전망은 과하다. 언론사 칼럼이라기 보다는 한국당이나 미래당 산하 연구소에서나 나올 법한 글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