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맞춰야 하는 ‘퍼즐놀이’가 있습니다
5년 동안 맞춰야 하는 ‘퍼즐놀이’가 있습니다
[미디어 현장] 최규화 베이비뉴스 기자

“대통령님, 퍼즐 놀이 하실래요?”

2017년 6월에 나간 ‘문재인 공약 퍼즐 맞추기’ 첫 번째 기사 제목이다. 지금까지 49편의 기사를 썼다.

문재인 대통령의 보육·아동 관련 공약 이행을 감시하는 ‘문재인 공약 퍼즐 맞추기’. 문재인 ‘후보’의 정책공약집 400여 쪽을 뒤져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약 20개를 골랐다.

육아 전문지라는 성격에 맞춰 퍼즐놀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공약의 추진 단계를 보기 위해 공약신호등도 만들었다. 추진이 시작되지 않으면 빨간불, 추진이 시작되면 노란불, 공약이 실현되면 초록불이 들어온다.

무려 5년짜리 기획. 역시 쉽지 않았다. 베이비뉴스 사회·정책 분야 기자는 네 명뿐. 국회도 정부 부처도 출입하지 않는다. 20개 공약들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국토교통부, 여성가족부로 나눠져 있다.

아동수당처럼 정부의 의지도 높고 사회적 논의도 활발한 공약들은 추진 과정이 비교적 많이 공개된다. 하지만 우리의 공약퍼즐에는 있지만 정부의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난 공약들은 추진 과정을 잘 알리지도 않는다.

얼굴도 모르고 매체 이름도 낯선 신문의 기자가 담당 공무원에게 불쑥 전화해 설명을 듣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하루이틀씩 이리저리 담당자를 찾아 전화를 돌리다보면 황당한 경우도 겪게 된다.

영유아 사교육을 규제하고 놀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아동인권법’ 공약이 그렇다.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이 “아동인권법 제정에 관심있 있다”고 말한 게 2017년 9월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도, 올해 5월에도 우리는 ‘담당자가 누군지 모른다’, ‘보건복지부 담당 아니냐’는 대답만 사람을 바꿔가며 들었을 뿐이다.

애매하게 추진되는 공약들도 골치다. 대표적으로 ‘육아휴직 급여 두 배로’ 공약이 있다.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 소득대체율을 40%에서 80%로, 상한액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두 배’ 올리겠다는 것. 하지만 2017년 9월 소득대체율은 80%로 두 배가 됐지만 상한액은 150만 원까지밖에 안 올랐다.

‘보육교사 8시간 근무제’ 공약도 비슷하다. 정부는 이달부터 ‘대면보육 7시간+행정 1시간+휴게 1시간’으로 설계한 보육지원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 내년 3월 전면시행이 됐을 때, 이걸 공약 이행으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골치깨나 썩일 게 뻔하다.

2019년 5월17일 현재 문재인 공약 퍼즐과 공약신호등. 문 대통령이 공약을 지킬 때마다 공약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공약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진다. 사진=베이비뉴스 제공
2019년 5월17일 현재 문재인 공약 퍼즐과 공약신호등. 문 대통령이 공약을 지킬 때마다 공약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공약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진다. 사진=베이비뉴스 제공

솔직히 ‘이걸 왜 시작했을까’ 하고 속으로 후회해본 적도 있다. 왜 하느냐고 물으면 사실 대답할 말도 별로 없다. 그냥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까 하는 것뿐이다. 새삼스럽게 설명할 것도 없다.

“대통령님, 퍼즐 놀이 하실래요?”라고 했지만, 솔직히 이건 놀이가 아니다. 너무 골치 아프다. 대통령도 꽤 신경 쓰일 것이고. 다만 유권자들에게는, 국민들에게는 정치를 지켜보는 보람 있는 놀이가 되면 좋겠다.

최규화 베이비뉴스 기자
최규화 베이비뉴스 기자

‘공약퍼즐’ 기획은 올해부터 문재인 대통령 공약 팩트체크 사이트인 ‘문재인미터’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재 20개의 공약퍼즐 중 △아동수당 △누리과정 예산 국가책임제 △15세 이하 입원진료비 국가책임제 △다자녀 비례 우선분양제 △남녀고용평등법 적용제외 삭제, 다섯 개의 조각이 맞춰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3년이 채 못 된다. 그 전에 20개의 모든 공약퍼즐 조각이 맞춰진다면, 그걸 반짝반짝 예쁜 실물 퍼즐로 제작해서 청와대에 선물하고 싶다. 그걸 바라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와 양육자가 모두 행복한 나라. 그런 나라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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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2019-06-03 14:37:05
속된말로 누더기 같은 공약이행률이 자한당이 반대하고 일안해서 어쩔수 없이 대통령령으로만 시행하려다 보니 이렇게 된건 없습니까?
최저임금처럼 이행하려 하지만 언론들의 온갖 저주로 인해 어쩔수 없이 퇴보하게 된건 없습니까?
대부분의 공약이 입법과 예산으로 시행이 되는것인데 이런부분에 대한 체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네요
이런부분 체크도 없이 기사를 쓰면 그냥 조중동과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언론비평지라는 타이틀 쓸 가치도 없는거지요
그럴듯하게 "기자니까 당연히 해야하는것이라 기사를 쓴다"라고 했지만 그냥 비아냥대는 기사로밖에는 읽히지 않네요.
언제까지 이렇게 기사 쓸건가요?

바람 2019-06-01 22:21:47
공약에 성공하는 키는 국민의 참여에 있다. 내년, 총선이 공약 성공의 향방을 알려줄 거라 본다. 국민 80퍼가 찬성하는 공수처법도 자한당이 막으니까 아무것도 안 되지 않는가. 민주주의 모든 것은 표와 그에 따른 입법에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