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모든 이는 평등하다?’ 아무개는 죽어서도 신문 한 켠에 이름과 사진을 남기고, 아무개는 죽어서도 사진은커녕 이름 한 자 남기지 못하고 상주들 이름만 가득 실린다면 그 아니 허망할까. 한겨레는 그런 망자의 한(?)을 한 번에 해소하면서 내친김에 ‘부음’ ‘발인’과 같은 예전 어휘도 우리말이나 쉬운 어휘로 바꿔 싣기로 했다.

한겨레는 지난 3일자부터 사람면에 실리는 기존 부음란을 ‘궂긴 소식’이라고 바꾸고, 상주와 혼동돼 읽히던 죽은 이의 이름도 ‘아무개씨 별세’ 형식으로 눈에 띠게 기재키로 했다.

‘궂긴’이란 ‘궂기다’, 다시 말해 ‘죽다, 돌아가다’의 순수 우리말이다. 한겨레는 일부 독자들이 어려운 한자어보다 좀더 쉬운 말로 풀어쓰자고 요청해옴에 따라 고민 끝에 교열부의 도움을 받아 이같은 단어를 찾아냈다고. 이와 함께 ‘발인’이란 용어도 흔히 쓰이는 ‘장례식’으로 변경했다.

편집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기존 신문의 부음란은 사회적으로 알려진 인사의 경우에만 이름을 기재하고, 그외에는 상주의 이름만 열거하고 있는 형식”이라며 “몇몇 독자의 문제제기가 있어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돼 이번 기회에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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