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현대그룹간의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경영진간의 대규모 골프회동이 이루어지는가하면 협찬 사업도 활발하다.

지난 4월 10일 동두천 다이너스티 CC에서 이루어진 조선일보와 현대그룹측간의 골프 회동이 우선적인 관심거리. 이날 양측의 회동은 방상훈 사장을 비롯해 조선측에서 32명이 참석했고, 현대측에선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양측의 주요 임원진이 대부분 필드에 나섰다. 골프 비용은 물론 현대측이 부담했고 만찬도 가졌다는 후문이다. 한 언론사에서 32명이 참석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그것도 양측의 수장이 반공개적으로 함께 골프를 쳤다는 점에서 이 골프 회동은 유달리 많은 관심이 쏠렸다.

양측의 밀월은 협찬사업에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벤처코리아99’ 사업을 전개하면서 현대증권으로부터 10억원을 협찬 받은 것이다. 이 사업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벤처기업을 발굴한다는 차원에서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50개팀을 선발, 창업자금 3억 1,000만원을 지원한다. 개별 언론사 사업으로는 상당히 큰 규모이다.

양측의 이같은 밀월은 월간조선에서 취재중이던 ‘현대의 대북 투자사업 점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기사는 월간조선 5월호에 실렸지만 당초 편집진의 계획보다 분량은 물론 ‘톤’도 대폭 약화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4월 30일 1박 2일간 월간조선팀이 현대가 소유하고 있는 ‘서산농장’에서 단합대회를 가진 것까지도 의혹의 시선을 던지기도 했으나 월간조선측이나 현대측 모두 “순수한 단합대회 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월간조선의 우종창차장은 “인근의 공군 레이더기지를 견학하는 등 그야말로 순수한 야유회에 불과했다”며 “현대측 인사를 만나거나 자리를 같이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조선과 현대의 밀월은 의례적인 관계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양측이 갖는 무게감 탓인지 언론계 안팎의 예사롭지 않은 눈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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