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각 신문을 장식한 기사가 있다. <“취업난 있어도 지방에는 안가요”>란 기사이다. 1면에 ‘썰렁’한 사진을 싣거나 사회면 상자기사로 사진과 함께 실은 신문도 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지방 주재기자 입장에서 우리 언론도 ‘큰 게 좋다’는 신화에 어느 집단 못지 않게 물들여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지난 6일 대덕밸리 기업들이 연세대에서 준비한 공동 채용설명회는 ‘썰렁’ 그 자체였다.

주최측과 기자들이 취업준비생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는 조금만 깊이, 그리고 조금만 따뜻한 시각을 갖고 보면 색다른 기사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었다.

우선 하나는 지방기업들이 처음으로 서울에 가서 공격적으로 인재채용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서울기업들이 지방에서 설명회를 하는 것은 이미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지방기업들이 서울에서 인재를 구하겠다는 것은 ‘사람이 개를 물었다’는 것 못지 않게 화제거리다.

중앙과 지방의 격차는 지방 근무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피부로 깨닫기 어렵다. 올 여름을 전후로 몇몇 신문은 지방경제가 어렵다고 기사화 했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이는 구문이고, 기사가 나간 이후에도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온 대책도 없다. 지방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진짜 이유는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벤처들은 서울의 닷컴들과는 달리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제조벤처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사업을 시작해 이제 ‘동지’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또 하나 있다. 온 사람들은 적었지만 분명 이들은 대덕밸리에 대해, 해당기업들에 대해 ‘애정’을 느끼고 돌아갔다.

기사를 쓰면서 그 기사가 갖고 있는 영향력 때문에 두루 살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은 기사쓰기의 기초에 해당한다. 이 기사로 인해 파급될 영향이 무엇일까를 고려해 전체적인 균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에 있는 벤처에 가지 않는다’라는 것이 학생들 전체의 생각인양 인식되면 그나마 싹트고 있는 지방벤처들은 사람을 모을 방법이 없어진다.

소외된 지역에 대한 좀더 따뜻한 시각을 부탁하면 무리일까. 많은 기자들이 서울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잊혀진 반쪽인 지방에 대해 좀더 많은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게 14년차 기자의 소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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