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꿈세상을바꾸는꿈과 LAB2050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여러 문제를 진단하고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사회전환의전략” #(해시태그)공론장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5월25일(토)에는 2030세대가 생각하는 ‘노동’ 의제에 대한 여러 대안들을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노동 공론장을 앞두고 2030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를 우선 공유하기 위한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드립니다.


- 노형규, 86년생, 34살, 남, 미혼, 중소기업 근무, 서울시 강서구 자취

대출 없이 집을 사야 된다고?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세 달쯤 됐나, 거의 5년간 사귄 여자친구랑 결혼 문제로 헤어졌어요. 여자친구는 남자가 집을 다 해와야된다는 마인드였고 대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인드였어요. 여자친구가 이렇게 보수적인 사람인 줄은 몰랐어요. 여자친구 아버지는 직업 군인이셨는데 그 영향을 받았나 싶어요.

여자친구의 마인드에 화가 많이 났어요. 요즘처럼 서울 전세가 5-6억을 웃도는 세상에 전세도 아니고 남자가 집을 사야된다는 마인드라니. 사실 요새 신혼부부들의 대출은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빚을 엄청 무서워하더라고요. 그 간극을 메울 수 없었어요. 결국 헤어졌어요.

여자친구랑 헤어지면서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던 마음이 완전 사라졌어요. 그리고 나에 대한 자신감도 약간 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성실함에 자신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자금을 굴릴지에 대한 계획도 있어요. 저는 현재 직장에서도 재미를 느끼면서 일을 하는 편이라 오래 일을 할 계획이거든요.

현재 구매팀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내가 전략을 짜서 업체에게 던지면 이거에 합당한 금액이 오는지 안 오는지를 따져가며 일을 하는데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요. Cost effect를 보는 게 재미있어요. 큰 문제가 없으면 과장 진급은 순조로울 거고요. 진급을 천천히 하더라도 10년 정도는 앞으로 안정적으로 일 할거라고 생각해요. 과장 뒤에는 열심히 해서 차장 부장까지는 가고 싶고, 그게 어렵다면 과장 즈음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있어서 투잡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장교로 군대를 복역했어요. 복역 중에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었고, 제대 후에는 1년 정도 공부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어요. 빨리 결혼해서 안정이 되면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게 주말에 부동산 중개소 가서 견습을 하며 시장을 봐놓고 건물주 인맥을 따놓을 생각이었어요. 과장 말년에는 내 이름으로 된 사업체를 내거나 해서 다른 운영 조직을 병행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여자친구는 저의 이런 인생 계획도 필요 없었던 거에요. 나와 결혼을 하면 빚쟁이가 될 것이다. 그 빚을 같이 감당하기 싫은 사람이었어요. 당분간은 결혼 생각 없어요.

다주택자들, 거주의 목적이 아니면 엄청난 패널티를 줘라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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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나 저러나 문제는 집값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집값을 무조건 떨어뜨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집값이 떨어지면 집값이 떨어진 차액에다가 대출 비용까지 더 드니까. 어느 누구도 집을 안 사겠죠. 집 값은 그래서 계속 오르는 거 같아요. 지금 정부가 내놓은 세금 정책으로는 잡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주택자들을 잡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거주의 목적이 아니면 추가 매매를 하는데 엄청난 패널티를 줘야 돼요. 아니면 근거리 반경 10km내에서 2채 이상 소유할 수 없게 하거나 하는 등의 다주택자들의 매매를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그리고 실거주자에게는 이자를 낮추고요. 이렇게 좀 차등적으로 정책을 세우면 좋겠어요. 아니면 유럽에서는 부동산으로 시세차익 상한선을 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의 정책을 우리도 해야 돼요. 이게 공산주의는 아니라 생각해요.

그리고 저금리 혜택을 받는 것도, 요즘 신혼부부 연봉 둘이 합하면 7-8천 넘는 부부들이 사실 많아요. 결혼을 다들 늦게 하니까요. 나는 딱히 부자도 아닌데 여기에 해당도 안되지? 하면서 억울한 마음이 들어요.

요즘은 그냥 생각 없이 기타를 배워요. 원래 기타를 좋아했었고 공부도 꽤 했었어요. 거기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데, 기타를 너무 못 치니까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피아노로 따지면 손가락 연습하는 것을 ‘하농’이라 하죠. 기타는 ‘크로메틱’이라고 손가락 연습을 하고 있는데 너무 어렵네요. 취미이긴 하지만 손가락 힘이 생겨야 하니까 열심히 하려고 해요. 집, 결혼 당분간은 생각하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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