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고, 슬퍼하는 ‘기분’으로 끝내지 않을 것”
“분노하고, 슬퍼하는 ‘기분’으로 끝내지 않을 것”
정의당 ‘김용균 3법’ 발의…청년 비정규직 사망 이어졌지만 바뀌지 않은 국회 “입법으로 변화 만들어야”

“지하철에서, 마트에서, 제주의 생수공장에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망할 때마다 우리는 분노했다. 그러나 (이번 김용균씨 사건을 보면) 결론적으로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이번에는 분노하고, 슬퍼하는 ‘기분’으로 끝내지 않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18일 서울 국회에서 정의당의 ‘김용균 3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날 정의당은 △산업안전보건범죄의 단속 및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묶어 ‘김용균 3법’(죽음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발의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1일 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일어난 김용균씨의 죽음과 관련해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예정돼 있다. 태안화력에서 일어난 44건의 산재사망 중 42건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집중돼 있고 5개발전사의 산재사망자 40명 중 37명이 하청노동자인 상황에서 ‘죽음의 외주화 방지법’에 대한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이들이 ‘법안 처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2015년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처럼 사건 직후에만 비슷한 법안들이 발의되고,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과 김용균씨의 이모부, 서부발전 동료, 민주노총 등이 '김용균법 3법' 처리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과 김용균씨의 이모부, 서부발전 동료, 민주노총 등이 '김용균법 3법' 처리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실제로 2016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범죄의 단속 및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안’(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에 이를 때 사업주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것,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 이상을 배상해야 함)은 2016년 6월13일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되고, 같은 해 11월21일에 전체회의에 회부됐으나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다.

심 의원이 같은 시기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2016년 6월7일 발의, 안전보건상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도급을 금지하는 작업에 국민의 안전·생명과 밀접한 철도, 원전 등 유지보수 업무를 포함하는 것이 핵심) 역시 2016년 11월21일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기업에 의한 재해 처벌 명문화) 역시 2017년 9월19일 전체회의에 올라온 후 아무런 진전이 없다.

▲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은 국회 계류된 상태다.
▲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은 국회 계류된 상태다.
최근 정부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이송했지만 산재사망 시 하한형 처벌 조항이 삭제되고 도급금지 범위가 정의당 안보다 좁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의당은 “현재 정부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일부 위험작업에 대해 도급을 금지하고, 특정 작업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수준에 그쳐있기 때문에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반드시 정의당의 ‘김용균 3법’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노동이당당한나라본부 최용 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부안은 지난 7월에 규제개혁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산재사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될 때 ‘하한형’ 부분이 삭제됐다”며 “하한형이 없으면 산재가 일어나도 징역을 받지 않고 벌금을 내고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돼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 팀장은 “심상정 의원의 법안은 유해위험 업무 도급금지 범위가 정부안보다 넓다”고 설명했다.

현장 노동자 역시, 서부발전에서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사측이나 정부의 대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부발전 태안화력의 김경진씨는 “지금 용균이가 죽은 이후 9~10호기는 가동이 중단됐지만 똑같은 업무를 하는 1~8호기는 계속 가동되고 있다”며 “발전사에서 2인1조 명령이 나오긴 했지만 인원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2인1조를 하든 3인1조를 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에서 2인1조를 하라고는 하는데 인원 충원이 없으니까 비정규직들이 밤새도록 일을 해야한다. 그냥 한 사람이 막는 구간이 더 늘어났을 뿐”이라며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용균이처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위험의 외주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표현에 걸맞는 대처와 대책들은 없는 상황이다”라며 “우선은 지금 용균이와 똑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시설부터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8-12-18 22:48:45
법안의 통과 중심은 야당이라는 걸 모르는가. 박용진 3법도 못 통과시키지 않는가. 국회선진화법도 있고, 제발 야당을 설득해라. 왜 이런건 정의당 당 대표가 단식하지 않는가. 노동자를 대표하는 당이라면 당보다, 사람이 먼저이지 않는가. 정의당이 노동자를 대표한다면, 노동자 우선 행위를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