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황창규, 삼성출신 측근 전진배치 친정체제 구축
황창규, 삼성출신 측근 전진배치 친정체제 구축
KT 임원인사, 김인회 사장 2인자로 수사받은 구현모는 전보…노조선거개입 의혹 인사도 핵심부서 영전

황창규 KT 회장이 예년 보다 앞당겨 실시한 임원 승진 및 조직개편 인사에서 삼성출신의 측근을 승진 및 전진배치해 ‘친정체제 구축’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 회장과 함께 경찰 수사를 받았던 임원은 전보돼 핵심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사는 지방에서 중앙 노사관리 핵심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황 회장은 16일 오전 발표한 ‘2019년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승진 시행’ 인사에서 △5G 중심 조직정비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신설 △성과보상 역량중심의 임원승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KT는 “KT의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5G를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며 “마케팅부문의 5G사업본부가 5G를 비롯해 KT의 전체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확대하고, 마케팅부문에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사업과 관련해 KT는 “마케팅부문에 소속돼 있던 미디어사업본부를 소비자 영업을 담당하는 커스터머(Customer)부문과 합쳐 커스터머&미디어(Customer&Media)부문으로 확대 재편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미래사업 조직을 ‘부문’급으로 격상시켰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인사 대상자 가운데 사장을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28명 모두 41명의 임원을 승진 발탁했다. 신규 임원(상무)의 평균 연령은 50.1세이고, 이 가운데 여성이 4명 포함돼 조직의 역동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의 대표적인 승진인사는 김인회 비서실장의 승진 및 핵심보직 배치이다. 김 비서실장은 이번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비서실장에서 KT그룹 경영의 중추인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전면 배치됐다. 김 신임 사장은 황 회장이 삼성에 있을 때 같이 근무하다 KT로 오면서 함께 들어온 황 회장의 측근이다. 황 회장은 김 사장에 대해 “형식이나 관행을 탈피해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추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물론 KT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로서 성과 창출과 현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경영기획부문장 자리는 사실상 KT의 2인자가 맡아왔다. 올해는 구현모 사장이 이 자리를 대신했다. 그러나 올 한 해 내내 구 사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시달리며 황 회장과 함께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구 사장은 이번에 확대신설된 Customer(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옮겼지만 사실상 KT 2인자 자리에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KT는 “기존 사장급 임원들의 역할도 확대된다. 구현모 사장은 커스터머&미디어사업 부문장을, 오성목 사장은 네트워크 부문장을, 이동면 사장은 미래플랫폼사업 부문장을 각각 맡아 KT의 현재와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 김인회 신임 KT 경영기획본부장(사장). 사진=KT
▲ 김인회 신임 KT 경영기획본부장(사장). 사진=KT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박병삼 법무실장을 두고 KT는 “KT가 ‘정도경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또한 KT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는 등 준법경영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에서 경찰이 황 회장에 대해 수사진척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한 KT 법무실의 역할을 평가해준 인사가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신현옥 부산본부장(전무)이 이번에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에 띈다. 신 전무는 김해관 노조위원장이 당선된 노조 선거에 황창규 회장과 함께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KT 민주동지회 쪽 인사들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해엔 전무로 승진했다가 이번엔 지방에서 중앙 노사관리의 핵심으로 보직을 맡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임원승진자 가운데 여성은 전무 1명, 상무 4명 모두 5명이다. KT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윤혜정 빅데이터사업지원단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전문가로서 KT가 빅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는 토대를 만들었다”며 “이번에 상무로 발탁된 김채희 AI사업단장은 기가지니를 중심으로 KT가 국내 1위 AI 사업자가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신소희 동아시아담당은 필리핀 등지에서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는데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총평은 황창규 회장이 국정감사를 거치며 자신감을 얻으면서 아예 조직을 친정체제로 확고하게 구축했다는 점이다.

정연용 KT 노조 본사본부 위원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번 인사에서 김인회 비서실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 눈여겨 볼 점”이라며 “그는 삼성출신에서 데려와 재무에 있다가 비서실장으로 옮긴 뒤 경영기획부분장에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2인자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그 전까지 2인자였던 구현모 사장은 커스터머앤미디어부문장으로 옮겨가 조직규모는 더 큰 곳을 맡게 됐지만 핵심은 김인회 사장에게 밀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은 “또한 신연혹 전무가 경영부문장으로 온 것도 문제다. KT민주노조를 싹쓸이했던 악명높은 인사이자 노조선거 개입 당사자로 지목된 인사”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황창규 회장이 박근혜 국정농단 부역과 각종 불법행위에 연루되면서 사퇴압력을 받았지만 이를 버티면서 오히려 황창규 친정체제를 확대하는 인사를 실시했다”며 “조직 내에서 인사를 타협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공세적으로 풀어나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렇다고 과거와 현재의 황창규 회장이 저지른 불탈법 행위가 없어지거나 면죄부 받는 것 아니다. 책임과 처벌을 물어야 한다”며 “황창규가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조직개편이나 승진인사는 예상했던 일이고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 황창규(왼쪽) KT 회장이 지난달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창규(왼쪽) KT 회장이 지난달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평화 2018-11-16 14:01:26
혁신은 없고, 참 끼리끼리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