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흑백TV 시절을 거쳐 80년대에 컬러TV가 등장하면서 방송에서 그래픽의 요소가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고 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등의 활용이 급증했다.

이후 각종 선거의 밤샘 개표방송은 2D·3D 그래픽과 최첨단 기법인 가상스튜디오(V.R) 그래픽 제작 및 운용으로 화면의 주종을 이루었고 거의 그래픽 방송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경쟁을 하게 되었다.

KBS도 몇년 전부터는 <역사스페셜>의 그래픽 역시 가상스튜디오(V.R) 그래픽 제작 및 운용과 2D·3D 그래픽으로 지나간 역사물의 재현(황룡사9층탑, 백제 무녕왕릉, 고구려 고분벽화 등)을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 봄에는 <몽골리안 루트> 8부작에서도 수천의 기마병 장면을 연출하는데 모션 캡쳐와 3차원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여 수많은 말과 출연자를 구하지 않고도 그래픽으로 제작하여 예산절감 및 시각효과의 전달력을 높였다.

한편 정보통신부에서는 지난 11일 6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원되는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정통부는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 2D·3D그래픽, 사이버캐릭터, 가상스튜디오(V.R), 특수편집 그래픽 등을 고부가가치 콘텐츠산업에 포함시켜 육성·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방송 그래픽은 이러한 고부가가치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방송인의 잔치인 방송의 날 ‘방송대상’ 시상식에 아직도 그래픽 부문상이 독립되지 못하고 효과부문에 넣어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방송인 스스로도 그래픽의 활용에만 급급할 뿐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있다는 말을 듣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묵묵히 제작에만 몰두해온 그래픽 제작자(디자이너)들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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