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청와대발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문건 공개 파장
청와대발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문건 공개 파장
보수 야당 “대통령 지정기록물 공개 위법, 정치적 의도 있다” 비난 …“문서담당 직원들 조사해야, 불법 여부는 핵심 아냐“

청와대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청와대가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사회, 경제, 언론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던 여러 흔적들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파장이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야권은 청와대가 문건을 공개한 것을 두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개된 문건은 대통령 지정기록물인가

이번 문건 공개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이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하므로 공개하는 것이 위법이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문건을 처음 공개했을 때 법리 검토를 통해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기록물은 맞지만, 자료에 비밀 표기가 없었으므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방안 검토 등의 내용이 적힌 자필 메모 등은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이 자료들이 대통령 지정기록물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청와대는 지난 17일 1361건의 문건을 추가로 공개할 때는 문건에 적법하지 않은 지시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일부 내용의 제목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17조에 의해 열람이나 사본제작, 자료제출 요구 등에 응하지 않는 기간을 지정하는 대통령 기록물을 의미한다. 정무직공무원 등의 인사에 관한 기록물이거나 개인의 사생활, 혹은 대통령의 보좌관과 자문기관 사이 등에서 주고받은 의사소통기록물 등에 대해 대통령은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정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문건의 추가 내용을 더 얘기하면 사실상 문건 내용을 말하게 되는거라 위법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공개한 내용은) 최소한으로 오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전 대통령 시절 생산된 대통령 기록물 등에 해당할 수 있음에도 임의로 공개한 것은 여론 몰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전 정부 기록을 대통령 기록관리 전문위원회 등 담당 기관이 아닌 현 청와대가 임의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청와대에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이런 것들을 위해 대통령 기록관리 전문위원회라는 게 구성돼 있다”며 “청와대가 자의적으로 판단을 하고, 이것을 더군다나 생중계 요청까지 하면서 자료를 공개하는 호들갑을 떨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령 기록물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도 팽팽하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들이 대통령 지정기록물이었다면 이미 보존기간이 지정되고 문서 별로 이관조치됐을 것이므로 이미 청와대에 남아있으면 안되는 문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정기록물이 되면 어떤 기록이 지정됐는지조차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으므로 지정 기록물인지 여부는 전 정권에서 이미 판단했어야 했던 지점이지 지금와서 현 정권에 지정기록물의 공개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17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지정되면 사실은 청와대에서 남겨져있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기록관으로 원본을 넘기고 수사상 필요로 검찰에 사본을 제공한 것 역시 “신속하게 회수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수기 기록들은 또 사본이고 지금 현재 대통령 기록관에서는 (사본을) 대통령 기록으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사후 조치도 적절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필요한 조치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여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서 관리를 담당했던 직원들을 조사해 왜 이 기록들이 그대로 청와대에 남아있게 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 소장은 “과거에 있는 직원들을 조사해서 어떻게 해서 그런 기록들을 남기게 됐는지 그런 것을 조사해야지 현 정부가 그것을 공개했다고 그것이 불법이다, 이런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 연합뉴스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 연합뉴스
국정농단 재판에서 증거 능력 인정될까

이번 문건 공개의 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관련 재판과도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지난 14일 공개된 360여건 문건의 경우 특히 우병우 전 민정비서관 시절에 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홍국 시사평론가는 1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메모 제작 시기가 2014년) 8월로 확정된다면 그로부터 한 달 뒤인 9월1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간의 1차 독대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게 되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 대한 얘기들이 오갔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 2014년 8월로 (문건 제작 시점이) 추정되는 현재 청와대의 추정이 맞다면 이것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 그리고 뇌물죄와 관련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재 국정농단 재판 외에 또 다른 혐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검사출신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직권남용 부분과 관련해서도 더 드러날 수도 있고 공직선거법 위반사항이 될 수도 있는 부분들”이라며 “문건 내용에 따라 아주 수많은 형태의 새로운 범죄 혐의가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청와대 문건 내용이 전부 공개된 게 아니다. 또한 작성자와 작성시점 등이 분명히 특정돼야 하며 수집과정의 위법성 등이 없어야 한다. 뇌물 등을 직접적으로 주고받은 증거로 재판부가 효력을 인정할 지, 혹은 혐의 사실을 추측하는 간접 증거 정도의 효력만 인정할 지 역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공개 배경에 정치적 의도 있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재판부에서 ‘국정농단’ 관련 혐의 입증에 직접적인 증거로 채택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진행 중인 재판에 미칠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보수 야당은 이번 문건 공개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권에 대한 사정의 고삐를 강하게 틀어잡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이전 정부에서 어떤 인수인계 자료도 받은 것이 없다고 청와대가 하소연을 해왔는데 갑자기 대량의 문서가 발견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가 지금와서 갑자기 천 장이 넘는 중요한 문서를 발견했다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18일 논평에서 “두 달이 넘도록 전 정권이 대통령 비서실에 고스란히 남기고 간 자료를 찾지 못했다니 도대체 업무 인수작업을 어떻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는 18일 “여야 대치 상태에서의 협상이 완결되고 바로 직후에 이것(문건 공개)을 했다(SBS 박진호 시사전망대)”며 청와대가 이미 내용을 다 들여보고 난 후 폭로에 효과적인 정치적 시점을 골라 판단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5년마다 반복되는 정치보복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비꼬았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실패를 빌미로 어부지리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이 작성불명의 서류뭉치를 들고 국민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엄청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미 자료를 찾아놨다가 시점을 맞춰 방출한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두 번째 공개한 기록물은) 대통령 지정기록물일 가능성이 있는데 공개를 해놓고는, 제목만 얘기하고 궁금증만 증폭하고 정작 내용은 얘기를 안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7월3일 발견한 문서를 14일에서야 공개한 이유를 두고, 공개가 가능한 지 법적 검토를 거치는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일부 여당의원들도 구체적으로 문건의 내용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7일에 공개된 문서 중 현안관련 언론활용 방안 등이 있다는 청와대 발표가 있었지만) 방송개입 문제가 1~2년 된 일도 아니고 방송통제 이슈가 새로운 일이라고 놀랄 정도는 아니지 않나. 앞으로 차차 밝혀져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대표를 겨냥해 “도둑 잡는 게 도둑에겐 보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겐 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으로 보인다.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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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505 2017-07-19 21:58:05
청와대에 입성하자 마자 문건이 한건도 안남겨 놓고 갔다고 요란을 떨더니 결국은 케비넷도 안열어보고 인계를 사실상 안했다고 한것이잖아요. 본인들이 확인도 안해보고나서 이제 발견하고서는, 이제는 서류를 방치했다고들 한다. 문서를 케비넷에 보관이 되었다면 방치가 아니고 보관이 맞는것 같다. 전근무자가 미쳐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하지 못했다면 인수 받은 보직자가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하면 될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기록물을 영장도 없이 검찰이 가져가면 안될걸로 보인다.

알파고 2017-07-19 10:29:30
죄를 덮는다는것 죄 짓는 겁니다 ,, 죄를 덮으려고 하는 인간들 다 죄와 한 통속인것 스스로 밝히는 겁니다. 다 드러나게 밝히셔야 됩니다.

국민 2017-07-18 21:59:07
청와대와 여-야는 이번 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됨!!여권은 때는 이 때다 하고 주야장천 욹어 먹을 생각 말고,야권도 억지주장 말고..수사당국과 사법부는 잘 잘못을 공정하게 가려 내어 벌 받을 자는 벌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