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SBS 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세월호 인양 시점을 놓고 뒷거래를 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SBS가 기사를 삭제한 것을 놓고도 민주당 측이 언론을 탄압한 결과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SBS 내부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공식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도 및 삭제 경위가 나올 경우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이 문 후보가 세월호 참사 가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공세를 펼친 뒤 역공을 당한 것처럼 이번에도 무리한 정치 공세로 드러날 경우 오히려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2일 밤 논평을 통해 "선거에 맞춰 세월호 인양연기를 거래한 문재인 후보, 세월호 영령들에게 '고맙다'고 적은 의미가 이것이었나"라고 비난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인양계약 이후 실제 인양까지 왜 2년이나 걸렸는지, 세월호 미수습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왜 지난 2년간 눈물로 기다려야만 했는지 이제야 그 이유가 밝혀졌다"며 "참담하다.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희생자도 유가족들의 슬픔도 국민들의 애타는 마음도 그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줄 표로만 여긴 것인가. 사람이 해도 될 일이 있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세월호의 슬픔을 철저하게 자기 선거에 이용하는 문재인 후보에게 국민을 위한 대통령을 기대할 수 없다. 문재인 후보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발 나아가 "권력의 욕망에 스스로 영혼을 불태우지 마라. 벌써부터 언론에 보복하고 기사 삭제를 강요하느냐"면서 "세월호 인양 시기를 문 후보 맞춤용으로 조정했다는 보도에 온 국민이 경악했는데, 문 후보는 사죄는커녕 언론에 대한 보복과 고발 운운으로 맞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SBS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사과를 포함해 법적 대응 조치 계획을 밝히자 이를 언론탄압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SBS는 자체적으로 기사를 삭제한 뒤 진상을 파악 중이다. 언론사가 보도된 기사를 삭제하는 건 이례적이다. 보도의 근거에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사실관계가 무너지는 경우 기사를 정정한다. 일방적인 주장만 담겨 있고 반론이 없을 경우 다른 한편의 입장을 반영하는 반론보도문을 내기도 한다. 언론사의 기사 삭제는 정정이나 반론을 통해서도 수습하지 못하는 ‘오보’로 밝혀질 경우 하는 조치에 가깝다. SBS 측 입장이 3일 오전 나오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SBS 내부에서도 해당 리포트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SBS 보도를 인용해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일각에선 SBS가 사과를 하고 기사 삭제 경위 등을 밝히기로 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 대표는 하지만 “문 후보 측에서 고발을 운운하고 결국 기사가 삭제됐다. 벌써 진실을 감추고 반대자에 대한 보복과 언론 통제로 맞서려 한다면 나중엔 어떨지 끔찍하다”며 SBS 기사 삭제가 민주당이 위협한 결과라고 단정 지었다.

▲ 19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오후 전주시 전북대 앞에서 열린 전북 국민 승리 유세 및 전북 발대식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박지원 대표 등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19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오후 전주시 전북대 앞에서 열린 전북 국민 승리 유세 및 전북 발대식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박지원 대표 등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박 대표는 "감추려 하지 마라.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마라. 진실을 밝히고 우리 아이들 앞에, 우리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당을 향해 "가짜뉴스에 너무 오버하시면 정치공작을 의심받게 된다"며 "SBS의 보도 내용이 명백한 허위라는 점은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문 후보가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과 진상 규명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 온 것을 국민의당과 박 대표도 모를 리 없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국민의당이) SBS의 기사 삭제와 사과 보도가 문 후보 측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악의적인 주장을 하고 나섰다"며 "새정치를 앞세웠던 신생 정당답지 않게 너무 구태 정치에 찌든 것 아닌가. 허위 보도에 편승해 세월호를 선거에 이용하는 저열한 행태는 반드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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