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기간 가장 불공정한 선거보도를 했다는 지적을 받은 MBC가 선거 당일, 개표 방송에서까지 불공정 보도를 계속했다. 

MBC는 제20대 총선 본 선거가 진행된 지난 13일 ‘정오뉴스’에서 “19대 국회 결산, 무엇을 남겼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무려 4분34초 동안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었다고 평가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 리포트는 이날 오후 5시에 시작한 선거 개표방송에서도 보도됐다.

이는 선거를 앞둔 지난 12일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 등 법안 처리의 발목 잡는 19대 국회를 심판해 달라고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듯한 보도였다. 아울러 MBC는 19대 국회의 야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부각한 반면, 정부·여당의 갈등과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등은 축소해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MBC는 “대선 당시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으로 여야는 황금 같은 19대 국회 초반을 허송세월했다”며 “2014년 세월호 참사는 국회를 다섯 달 동안 멈춰 세워 150일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고, 이후 식물국회라는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내내 따라다녔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세월호 참사 모두 정부의 잘못과 무능이 가장 큰 사안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국회의 정쟁 탓으로 돌린 것이다.  

지난 13일 MBC ‘정오뉴스’ 리포트 갈무리.
MBC는 또 지난 18대 국회 마지막에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쟁점 법안은 전체 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처리할 수 있는 이 법은 두고두고 19대 국회의 발목을 잡았고, 올해 초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며 “야당은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겠다며 192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경제활성화법안과 4대 개혁 입법을 통과시켜달라는 정부와 청와대의 요구에도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방패 삼아 묵묵부답이었다”면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정책에서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일부 여당 의원은 정체성 논란과 함께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대통령의 질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MBC는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소식까지 전하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아 체포되는 충격적인 일도 19대 국회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둑놈들아! 이 도둑놈들아! 조작이다”를 외치며 본회의 체포동의안 통과 3시간 만에 강제 구인되는 이석기 전 진보당 의원의 모습을 내보냈다.

MBC는 공천 파동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 이슈만 전달하면서 야당은 국민의당 창당으로 인한 야당 분열과 극심한 공천 파동,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원장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논란, 공천 앞에서 거친 몸싸움을 벌인 국민의당 광경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앞서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를 통틀어 MBC가 이번 총선 관련 보도를 가장 불공정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총선 ‘불공정 보도’ MBC가 가장 심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MBC는 새누리당과 관련해서는 유세 장면과 야당 비판, 구체적 비전을 소개하는 반면, 야권에 대해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묶어 야·야 갈등을 부각하거나 더민주 보도에서 문재인·김종인 갈등을 언급했다”며 “지난달 31일에는 “‘야권 연대’ 티격태격 통진당 경력 논란” 기사에선 종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민중연합당=통진당’ 프레임으로 ‘종북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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