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2차 청문회가 시작됐다.

2차 청문회에 출석하는 증인과 참고인은 세월호 선원 7명과 청해진해운 임직원 10명을 포함한 총 43명이다. 세월호 선원들이 대거 출석함에 따라 이번 청문회는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16일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탈출을 위한 갑판 집결, 해상 탈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신들만 배에서 빠져나온 이유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첫날인 28일 오전엔 이준석 선장과 강원식(1등 항해사), 김영호(2등 항해사), 박한결(3등 항해사), 조준기(조타수), 박기호(기관장) 씨가 증인으로 나오며 간부 선원들의 지시에 따라 ‘선내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했던 강혜성(여객영업부 직원) 씨는 이날 오후에 출석한다.

이준석 선장과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는 세월호의 간부 선원들로서, 승객들을 버려둔 채 자신들만 탈출함으로써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법원에선 이가운데 이준석 선장만 살인죄를 인정했고 나머지 간부 선원들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위반(도주선박)’과 유기치사상죄에 대해서만 처벌받았다.

수밀문이 완전히 닫혔는지, 선미의 양 옆에서 날개 모양으로 배의 균형을 잡는 스태빌라이저의 고장 여부 등 배에 이상이 있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 조사과정에선 세월호 선미의 차량 출입문이 완전히 밀폐되지 않고 빛이 들어왔다는 진술이 나온 바 있다.

국정원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의 관계 문제도 질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청해진해운 내부의 보고 및 결재서류를 통해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이전 3년간 최소 열두차례 이상의 모임을 가졌고, 국정원 직원에 대한 접대가 있었던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국정원은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의 ‘해양사고보고계통도’에 국정원이 들어있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사고 발생일인 2014년 4월16일과 17일 양일간 국정원 직원이 직접 청해진해운의 기획관리부장, 해무팀 대리, 물류팀 차장에게 총 7차례 전화를 걸어 이들 직원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 관계에 대한 질의는 김한식 대표이사를 비롯한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29일의 2일차 청문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청문회를 시작하며 “이번 세월호 특조위의 청문회는 침몰 원인에 대해 집중 심문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침몰의 원인을 청문회의 핵심 주제로 잡은 이유는 이것이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위원장은 “선체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보고 낡은 배의 도입과 개조, 운항 승인 과정을 확인해보겠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인양되도록 저희 특조위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16피해자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피해자 단체 모두진술을 통해 “올해는 진상규명과 인양을 위한 매우 중대한 한 해”라고 말한 뒤 “얼마전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의 사전 통화기록에 대한 정황이 드러나고 최근에는 수년에 걸친 접대기록 정황까지 드러났다”며 “이러한 사실은 이번 2차 청문회를 필두로 청해진해운에 대한 문제는 물론이고 앞으로 차기 청문회와 1,2차 특검을 실현시켜 성역 없는 조사와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명선 위원장은 “우리 가족과 시민은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기 위해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특조위에 “304명의 억울한 희생을 생각하며 끝까지 잊지 않고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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