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세월호 특조위 ‘때리기’에 골몰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유족이 신청한 청와대와 대통령의 참사대응 업무적정성 조사와 관련해 공문 양식을 문제삼아 특조위가 “가해자 박근혜”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7일엔 특조위 조사관들이 “침몰 현장 일대에서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빨간 글씨로 ‘[단독]’ 표기를 달아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세월호 특조위에 날을 세우는 이유는,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단축하자는 정부의 주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여권 일각에서 추진하는 정부여당 몫이 다수가 되는 특조위 재구성 주장에도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차 세월호 청문회에 앞두고 조선일보의 이런 보도행태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 7일 인터넷판. 당시 수중조사 현장에 유족들도 참여했다는 내용을 조선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특조위 조사관들이 침몰 현장에서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조선일보의 7일 보도를 두고, 유족들은 오히려 “조선일보 보도가 잘못됐다”며 “유족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이 사진 촬영이 이뤄진 수중조사 현장엔 유족들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유족들이 수중조사 현장에 같이 있었다는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단원고 2학년 8반 희생학생 고 제세호군의 아버지는 “저도 그렇고 유족들이 4일 동안 같이 갔었다. 기사 거리가 되는 걸 보도를 해야지 조선일보 보도가 많이 잘못된 것 같다”며 “사진을 찍는데 그럼 울면서 찍느냐”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잠수부들이 몇일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했다. 사고현장에 파고가 2미터 이상 되고 배가 40~50도씩 기울어 위험했는데도 뭐라도 하나 찾아보기 위해 한 시간 넘게 잠수했다”며 “그런데 유족들하고 사진 하나 찍은 걸 가지고 그러면 엄청 불쾌하다. 유족들은 가만히 있는데 왜 계속 건드리느냐”고 말했다.  

역시 수중조사 현장에 있었던 2학년 4반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는 “유족들의 마음을 뭘 안다고 그런 기사를 써대는 지 모르겠다. 유족들의 피눈물은 안보이나”며 “수중조사가 모두 끝나고 나서 기록용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다. 조선일보가 언론이라면 이같은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보도를 해야지, 왜 진상조사에 자꾸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존 학생 아버지인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 장동원 팀장은 “현장에 있던 잠수부들이 참사 당시 아이들 시신을 수습했던 분들이다. 그 기억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했고 긴장도 많이 했다”며 “그날 잠수사 분들 한 팀이 10분~15분 가량 늦게 물 밖으로 나와서 다들 걱정을 했고, 세월호 가족들이 다독여주면서 좀 웃으시라고 격려하고 사진을 찍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야 원래 조선일보에 신경을 별로 안 쓰지만, 왜 이런 것만 끄집어내서 자꾸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위축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특조위는 예산 3억원을 들인 이번 현장 조사에서 프로펠러, 선미, 선저 등을 촬영했고, 조타실 내부 촬영에는 실패했다”고도 썼지만, 이 역시 오보였다. 이번 현장조사 예산은 3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번 특조위의 현장조사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특조위는 자체적으로 어선을 구입해 조사를 실시해야 했다. 사진에 나온 잠수사들이 탄 배의 경우 촬영팀조차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협소했고, 이 때문에 작업 여건이 잠수사들에게 매우 위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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