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사설 전해주실 거죠?

오늘 사설 키워드는 ‘양비론’입니다.

Q. 양비론이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어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모든 언론들이 반대한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기조와 프레임이 변한 것 같아 주목해봤습니다. 전날만 해도 “국정화가 아니라 검증을 강화하면 된다”고 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였는데요.

오늘 사설에서는 “여야는 이념 전쟁에 빠지지 말라”며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국정화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이상 가장 크게 염두에 둬야 할 일은 말 그대로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편향이니, 시대 역행이니 하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균형 잡힌 교과서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 조선일보 9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어제 “한 정권이 역사 교과서의 집필을 좌지우지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을 했었는데요. 오늘은 양비적인 관점을 취했습니다.

“여야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지속될 소모적인 이념전쟁에 돌입하면 결국 국민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예사롭지 않은 외교안보 정세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암울한 경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이 촉발시킨 국정화 논란의 책임을 국회에 묻고 있는 겁니다.

   
▲ 동아일보 9일자 사설.
 

Q. 다른 신문들은 어떤가요?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관련 사설 몇 개만 전하겠습니다. 일단 경향신문은 시민들이 나서서 역사와 교육과 민주주의의 역주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화의 본질을 “보수정권이 역사 해석 권리를 독점하고, 역사교육을 입맛에 맞도록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시민들은 나의 딸과 아들에게 어떤 과거를 들려주고 어떤 미래를 꿈꾸게 할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설이 시민들에게 행동을 촉구하는 경우는 참 드문데, 그만큼 사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 경향신문 9일자 사설.
 

Q.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네요.

사설 하나만 더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한겨레 사설인데요. 제목에 격한 감정이 느껴지는 사설입니다. 사설 제목이 ‘정부여당의 헌법 부정과 대국민 사기극’입니다. 한겨레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현행 한국사 교과서를 좌편향이라고 규정하는 대표적인 논거를 ‘건국절’ 논란에서 찾았습니다. 

새누리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서술한 교과서는 1종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수정했죠. 한겨레는 “1948년이 건국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시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는 반헌법적·친일적 역사 해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한겨레 9일자 사설.
 

Q. 알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칼럼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중앙일보 칼럼입니다. 이현 JTBC 기자가 쓴 칼럼입니다. 이라는 제목입니다.

Q. 여기자의 비포 앤드 애프터 얼굴? 어떤 내용이죠?

첫 문장이 의미심장합니다. “당신이 이 칼럼 한 귀퉁이에서 사진을 본 뒤, 길에서 나를 마주치더라도 아마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외모만 놓고 보면, 방송이나 프로필 사진 속의 나와 평소의 나는 사뭇 다른 사람이다.”

이 분이 방송에서의 모습과 민낯일 때 모습이 많이 다른가봐요. 그러면서요. 현실이 참 얄궂다고 합니다. 사건 현장에서 중계하는 남자 기자가 며칠째 면도를 못한 까칠한 얼굴로 나오거나, 매일 같은 잠바만 입어도 “고생이 많다” “멋지다”는 칭찬이 쏟아지는데 현장에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 화장을 못한 여기자의 외모에 대한 평가는 너무 인색하다는 겁니다.

Q. 그런게 바로 성차별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게 볼 수 있겠죠. 몇 가지 사례를 더 드는데요. 이 분이 평상시에 수수하게 입고 다니시나봐요. 주변에서 “대체 옷장이 얼마나 없는 거냐”며 압박을 한다고 하네요. 외모에 대한 지적 짜증이 날만하죠.

그런데 ‘민낯’이 에티켓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게 진짜 모습이잖아요. 애써 꾸밀 필요가 없는 건데 말이죠. 글쓴이는 ‘민낯’이야말로 가감 없는 제로베이스, 화장을 한 얼굴이 플러스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꾸미지 않는 모습이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거죠.

   
▲ 중앙일보 9일자 오피니언.
 

Q. 그렇네요.

글쓴이는 반세기 전과 비교하면 여자들이 몇 배는 더 바쁜 세상이 됐다고 말합니다. 화장까지 말끔히 마치고 나가려면 준비 시간이 최소 30분은 더 길어지잖아요. 이걸 주 5일로 치면 1년에 140시간 정도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셈인데요. 이 정도면 여성이 사회진출하는데 있어 커다란 진입장벽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설 톺아보기는 매일 오전 6시 방송되는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에서 조간 사설과 칼럼을 해설, 분석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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