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67) 건국대 이사장의 ‘공짜’ 골프 접대 명단이 본지 단독 보도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 관련 자료인 ‘라운딩 참석자 명단’에 국정원 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해 7월 서울동부지검의 공소장과 관련 수사 자료를 입수해 김 이사장이 건국대 산하 파빌리온 골프장에서 정‧관계 및 언론계 유력 인사들에게 ‘공짜’ 골프를 접대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김 이사장은 학교법인 소유 아파트를 무단으로 사용하며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해 기소됐다. 공짜 골프는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된 항목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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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9월8일 오전 청와대에서 목영만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자료를 보면,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김 이사장, 이은재 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등과 지난 2012년 11월 11일 라운딩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 시기 목 전 실장은 현직이었다. 

목 전 실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원 전 원장이 2010년 9월 조직 개편과 함께 대규모 인사단행을 하면서 서울시 출신의 목영만 행정안전부 차관보를 기조실장으로 앉혔다. 

목 전 실장은 원 전 원장과 서울시-행안부에서 같이 일을 했으며 대표적 ‘S라인’(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 인사였다.

실세였던 목 전 실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을 떠났다. 국민TV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난해 6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목 전 실장은 2014년 4월 고문으로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취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7월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해킹 프로그램 구매 당시 예산담당자였던 목 전 실장을 고발한 바 있다.

이은재 전 의원(18대)은 지난달까지 한국행정연구원장을 지냈고 서울 강남구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2012년 6월 17일자 ‘총동문회 주요 임원 초청 라운딩 참가자 명단’에는 당시 구자문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의 이름이 있다.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 그는 ‘중앙대 특혜 비리’에 연루돼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구속 기소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MB정부)이 구 전 실장 등을 통해 교육부 실무자에게 중앙대에 특혜를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실장은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 이사장과 골프를 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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