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겨레 수습기자 채용전형이었던 ‘현장실습 2주’를 거쳐 채용된 한겨레 신입 기자들이 “2주 현장실무평가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실습 2주는 안팎으로 ‘가혹한 채용 절차’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겨레 24기 신입기자(고한솔, 권승록, 현소은, 황금비)들은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2주간 현장실무평가는 사측과 수험생에게 실익이 없는 과정이었다”며 “우리 후배들은 이런 평가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지난 5월 채용 계획을 전하면서 전형을 공개했는데, 마지막 전형으로 현장실습 4주와 최종면접이 있다고 밝혀 반발에 직면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 대한 ‘갑질’을 비판해온 한겨레가 자사 채용에서는 그와 다를 바 없는 갑질을 부린다는 비판 등이다.

한겨레 측은 “가깝게 지원자들을 지켜보고, 더 좋은 재원을 뽑기 위한 방법으로서 현장실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기존 전형으로는 기사 작성 능력 이외에 응시생이 지닌 다양한 자질을 살피기 어렵고, 가능하다면 한겨레와 오래 인연을 이어갈 인재를 뽑는 편이 낫다는 것이 사측의 판단이다.

   
▲ 한겨레 채용공고.
 

이에 한겨레 기자 20여 명은 성명을 통해 “정규직 고용이 보장되지 않은 ‘4주 현장실습’이 한겨레가 비판해오던 청년들의 희망고문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갑질’ 논란이 거세지자 한겨레 측은 현장실습 기간을 기존 4주에서 2주로 단축했다. 이에 대해서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지부장 최성진)는 “현장실습 탈락자는 거의 두 달 남짓 자신이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지위’ 속에서 떨어야 한다”며 “지나치게 가혹한 채용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현장실습을 거친 지원자 가운데 2명은 탈락했다.

한겨레 신입 기자들의 이번 성명은 현장실습을 직접 겪은 당사자들이라는 데서 주목된다. 이들은 “현장실무평가로 개인 충성도를 평가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충성도 낮은 인재를 채용한 것을 전형 과정상 문제로 치부하는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며 “회사와의 인연은 입사 이후 회사와 사원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평가 전 수험생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이 제도에 대해 반대하지 못했고, 최종합격자 발표 전에도 부당함을 말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모든 것이 결정된 후 합격자 신분으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표명한다.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용기를 내는 이유는, 이것이 우리의 동료가 되지 못한 지원자 2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2주간 우리 경쟁자이자 우리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이 세계에 뛰어든 동지였다. 최종합격 이후에도 우리는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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