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는 정말 범죄 억제 효과가 있을까?”
“청춘, 정말 견디면 봄이 올까?”

임준원 뉴스젤리 이사는 결이 다른 이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단 한명도 인터뷰를 하지 않고도 뉴스로 만들 수 있다고 답한다. 바로 빅데이터를 통해서다. 뉴스젤리는 빅데이터 시각화 전문 스타트업이다. 임 이사는 “한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래프가 더 많은 말을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CCTV와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보자. CCTV와 범죄억제의 상관관계는 오랫동안 논란이 분분했다. 그래서 뉴스젤리는 서울시 자치구별CCTV 설치현황과 범죄자 검거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CCTV 설치는 계속 증가했지만 검거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CCTV 설치가 범죄 억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임 이사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되면 사건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결과가 미치는 영향, 나아가 원인과 결과에 대한 예측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령 뉴스젤리는 경찰 규모와 강력범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도시 규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이를 알고 있다면 도시 규모에 따라 다른 정책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모든 데이터가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 이사는 “섣부르게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면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아이스크림의 판매량과 범죄 발생수는 유사한 패턴으로 증가했지만, 이 둘을 원인과 결과로 놓을 수는 없다. 

 

   
▲ 뉴스젤리가 데이터 시각화로 보여주는 뉴스. 사진=뉴스젤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두 번째 질문인 “청춘, 정말 견디면 봄이 올까?”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다. 보통 청춘이라고 하면 ‘봄’ ‘아프니까 청춘이다’ ‘꿈’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데이터는 어떻게 말할까? 임 이사는 “데이터는 청춘이 견뎌도 봄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대학생의 행복지수는 62점이었지만 직장인의 행복지수는 56점으로 오히려 낮았다. 

청춘이 행복하지 않다는 데이터는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서도 찾을 수 있었다. 가령 취업커뮤니티 커뮤니티에서 울음을 뜻하는 이모티콘 ‘ㅠㅠ’가 사용되는 빈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임 이사는 “실제 확인한 결과 ㅠㅠ가 들어간 게시글은 지난 2009년에는 1만여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만건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청춘에게 ㅠㅠ이모티콘을 쓰게 만드는 걸까. 뉴스젤리가 ㅠㅠ키워드와 동시에 쓰인 연관키워드 총 1만 1165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40%가 넘는 4475건이 스펙과 관련된 것이었다. 순위를 따져보면 어학, 자격증, 대외활동, 인턴, 학점, 어학연수 등이다. 임 이사는 “이렇게 한 명도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이사는 데이터를 단순히 숫자로 두지 않고 스토리 텔링, 이른바 ‘디지털 스토리텔링’ 을 하는 이유에 대해 “깊고, 풍부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 소스와 데이터를 융합하는 방법,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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