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내일신문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1개 전국종합일간지의 당기순이익 9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문사 총 39개(종이 신문 34개, 인터넷 신문 5개) 자료를 수집해 지난해 언론사의 운영과 경영 성과 등을 분석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국종합일간지는 2014년도에 전년 대비 2.85% 역성장해 총 1조4154억여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종합일간지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세계일보만 3.08% 성장했다. 나머지 10개 신문사는 사실상 현상유지 수준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매출 하락은 내일신문이 -26.14%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한국일보(-7.50%), 서울신문(-6.96%)이 뒤를 이었다. 조선·중앙·동아·국민·한국일보 등은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손실)은 11개사 전체가 전년 대비 -24.62% 성장한 45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1위는 306억원의 이익을 낸 조선일보로 전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의 68.02%를 차지했다. 2위는 내일신문으로 101억원(22.46%)을 기록했다. 두 신문사의 당기순이익은 전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의 90.48%였다. 

전국종합일간지 경영성과를 분석한 이상기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전국종합일간지의 성장성은 정체 내지 하락 국면이면서 안정성도 다소 위협받는 완숙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조선일보는 지난해 매출액 3393억원으로 하락폭이 0.59%에 그쳤다.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80% 성정했다. 매출액 감소는 신문매출액 2973억원(전년 대비 -4.55%)과 인쇄부분 6억8000만원(-42.02%)의 마이너스 성장에 기인한다. 

반면 사업수익은 233억원으로 전년도 139억원보다 68.23% 급증했다. 임대수익(88억원)과 뉴미디어매출(91억원)도 17~26% 성장했다. 조선일보는 신문사 본연의 업무보다 사업수익 등이 손실을 보전(321억원)해주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교수는 “조선일보의 사업수익이 한국 신문시장에서 조선일보가 차지하는 우월적 지위에 따른 파생효과라고 한다면 타 신문사도 정확한 포지셔닝에 의해 그에 걸맞은 다양한 사업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무턱대고 사업을 남발한다면 초기 반짝 특수를 누릴 수 있겠지만 사업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노동조합은 “월급에서 자존심이 나온다”고 했으나 조선일보는 지난해 임원급여·직원급여·퇴직급여를 모두 전년보다 줄이며 판매비와 관리비 49억원을 줄여 당기순이익 성장을 이끌어냈다.  

동아일보는 전년대비 0.53% 성장하며 매출액 2857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보다 13.52% 신장한 수준이다. 성장이 미미하지만 전국종합일간지의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성장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전국종합일간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지분법 적용을 받는 관계사 투자 손실(42억) 중 몫이 제일 큰 채널A(-24억7000만원)의 방송시장 안착 여부에 따라 경영 불안요소가 해소되거나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매출액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 대 아래로 추락하면서 전년대비 -4.10% 역성장한 2936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손실도 69억원이었다. 중앙일보는 신문에서 감소한 매출액을 매출원가 및 판매비·관리비 절약으로 10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중앙일보의 매도가능증권 처분 이익(38억원)이 전년대비 134억원 대폭 줄고 잡손실(53억원)도 28억 증가한 탓에 영업외 수익이 130억원(165억원 ↓)에 그쳤다. 

내일신문은 당기순이익이 101억원에 이르지만 매출은 오히려 26.14% 하락(420억원)했다. 멕시코에 투자한 해외채권이 19억원 손해를 보는 등 매도가능증권에서 지난해 손실(25억원)을 낸 영향이 크다. 

경향신문은 매출액(807억원)과 당기순이익(3억4000만원)이 각각 4.15%, 98.08% 마이너스 성장했다.

한겨레는 신문시장의 흐름인 매출액(812억원)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1억2300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지난 5년간 이어왔던 흑자 기조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의 매출 감소는 신문 부분(4억원)의 하락세가 직접 원인이었으며 판매비와 관리비(400억원) 증가, 영업외 비용(36억원) 증가 등이 적자 구조를 만들어 낸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지 가운데서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머니투데이가 3년 연속 매출액이 성장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당기순이익도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매일경제는 매출액이 2197억원으로 신문업계 4위 자리를 지켰다. 당기순이익은 21.5% 늘어난 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규모 2위인 한국경제는 매출액 1478억원으로 전체 신문업계 5위 자리를 굳혔다. 당기순이익은 3.2% 늘어난 136억원을 기록했다. 

IT전문지는 전년 대비 -6.38% 성장하며 총 425억원에 이르는 합계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 선두인 전자신문이 -10.86% 역성장한 여파가 컸다. 전자신문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7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신문매출이 -11.76%, 도서매출이 -59.28% 감소한 탓이 컸다. 

분석팀은 전자신문의 당기순손실 전환 이유를 이통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영향으로 분석했다. 전자신문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오보 논쟁’을 벌이며 6개월 간 삼성전자의 광고와 구독이 끊기기도 했다. 

이 교수는 “근 10년 내 2011년 매출(총 2조5916억원)이 정점을 찍은 후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신문 산업의 위기 국면으로 판단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지역 종합지가 1면을 지역중심 뉴스로 바꾸는 등 특화된 영역을 찾았고 경제지들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 등을 종합하면 “특정 분야의 유일한 신문이 될 때 미래에 여명이 비치고 관련 분야 문화사업에도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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