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협동조합(미협) 국민TV 제작거부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30일 발족했다. 이번 공대위에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0여 곳의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자리에선 공대위 발족에 반대하는 일부 미협 조합원들이 피케팅을 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언론자유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 등 인사들을 향해 “이명박‧박근혜보다 나쁘다”며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공대위는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디어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주인이고 조합원들의 총의에 의해 운영 된다”고 전제한 뒤 “미협이 현재의 혼란과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국민TV발전을 위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자 한다”고 발족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미협 이사회와 경영진을 향해 “공대위 발족은 외부 개입이 아니라 미협 설립정신을 구현해나가기 위한 지원이고 연대의 일환”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노사 간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출연진 30여명이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가 극한 대립으로는 해결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긴급히 모임을 갖고 국민TV가 제 기능을 찾고 2만8000명 협동조합원의 뜻을 받들게끔 정상화시킨다는 마음에 공대위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공대위가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도 “공대위는 답을 찾자는 제안을 하며 말문을 여는 실마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TV사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 발족 기자회견 모습(위)과 공대위 발족을 반대하는 국민TV 일부 조합원의 피케팅 모습(아래). 사진=정철운 기자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10여명의 국민TV조합원들이 공대위 발족에 항의했다. 본인을 조합원이라 밝힌 정아무개씨는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등 시민단체인사들을 향해 “28일 언론시민단체 간담회를 누가 주도하고 주최했는지 알려 달라”고 요구했으며 “국민TV는 민주언론을 위해 만든 조직이 아니다. 조합원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외부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협동조합정신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언론단체 원로들이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왜 남의 살림에 간섭하나.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서중 민교협 공동의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국민TV는 시대적 여망의 산물이었다”며 “조합원들의 활동이 우리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 마음에 대화의 장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상윤 새언론포럼 대표 또한 “편견을 갖고 이 상황을 좌지우지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국민TV는 민주언론을 위해 만든 조직이 아니”라는 정씨 주장에 대해 “재작년 국민TV 집들이에 갔었다. 스튜디오에는 송건호‧리영희‧월터 크롱카이트 사진이 붙어있었다. 그게 미협이 출범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심판을 자처하며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정씨는 김종철 위원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인사들을 향해 “당신들이 이명박‧박근혜보다 더 나쁘다”는 막말과 함께 삿대질을 하며 한 때 소란이 일었다. 

한편 미디어협동조합 인사위원회는 대자보 무단 게시 등 취업규칙 위반 행위 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통보받았던 사원 12명에 대해 지난 29일 재심을 진행했다. 원심은 정직 2개월(1명), 감급10% 3개월(2명), 견책(9명)이었다. 미협은 30일 “재심을 청구한 직원들의 행위는 명백히 취업규칙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나, 인사위원회는 대상자 전원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며 2심 결과를 밝혔다. 조상운 미협 사무국장은 “인사위 결정배경을 따로 설명 받은 바 없다. 문맥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협동조합 노동조합 비대위 관계자는 “한 발 양보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여론플레이다. 문맥을 보면 우리가 잘못했지만 봐주겠다는 식이다. 우리는 징계 자체가 부당했다는 입장이다”라며 사측의 재심 결정을 “기만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화요일부터 사측이 사원증을 뺏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30일 진행자가 출연거부 중인 ‘민동기의 뉴스바’, ‘이강윤의 오늘’ 등 정규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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