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본격적인 수신료 인상을 위한 대국민 설득을 시작한다. 올해 수신료 인상을 목표로 정한 KBS가 우호적인 여론 환경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S는 내부적으로 ‘수신료현실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다음달 1일 조대현 KBS 사장 기자회견을 비롯해 외부 학회 세미나 지원 및 자사 프로그램을 통한 홍보, 언론 기고 등을 계획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 문건은 지난 27일 사내에 배포됐다. 

KBS는 매주 화요일 ‘수신료 현실화 주간회의’를 열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 지역국이 참석하는 화상회의를 열었고 26일에는 지역구 국회의원 설득 방안을 논의했다. 

수신료 인상안의 최종 키를 쥔 지역구 국회의원을 각 지역사가 전담 마크해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국의 활동 방향에는 이밖에도 로컬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신료 인상안을 설명하고 지지 성명서 표출, 지역 언론 기고 등도 활동 방향에 포함돼 있다. KBS는 대전·전주·부산 등 9개 총국과 9개 지역국을 두고 있다. 

   
▲ KBS의 수신료현실화 추진 계획.
 

 

KBS는 자체 프로그램에 수신료 인상 관련 아이템을 적극 반영할 계획도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하는 6월 5일 언론학회 주관 세미나를 녹화해 11일 중계할 예정이다. 6월 둘째주에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에서 주간 시리즈로 집중 취재해 보도한다는 계획이다.

12일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공감토론>도 수신료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 19일 금요일에는 <심야토론>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다룰 예정이며 6월 중 다수의 수신료 관련 다큐 및 정규 프로그램 등을 편성할 예정이다. 또 KBS 시청자 네트워크인 ‘K시네’의 세미나도 추진 중이다. 

KBS 외부 조직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EBS는 6월 2일 신용섭 사장의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으며 4일 한국방송학회 세미나를 추진 중이다. 5월 말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성명서가 예정됐다는 내용도 있다. 

수신료 인상 연관 부처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29일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출연에 출연했으며 6월 7일 <일요진단> 출연이 예정돼 있다. 최성준 위원장은 6월 첫째주 중으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KBS는 해당 문건 하단에 6월 20일 이후 “국회 반응과 국민 여론 추이에 따라 추가 전략 수립”이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6월 임시국회에서의 논의 추이 등을 보고 추가 대응을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KBS 프로그램에서 수신료 인상 이슈를 다루는 것은 자사 홍보성 기사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뉴스나 심야토론 등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다룰 경우에는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더구나 분명히 자사에 이익이 될 토론 주제에 대해 객관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부적절한 편성”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홍보팀 관계자는 “수신료 인상 이슈를 무조건 자사 이기주의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해당 건은 이미 공론장에서 논의되고 있고 KBS 보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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