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수습기자를 기자로 임용한 가운데 사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권오훈·이하 KBS본부)는 1일 성명에서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을 향해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특정지역을 비하하며 여성을 혐오했던 일베 열성 회원이 공영방송 KBS에 기자로 입사하게 되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막아내지 못했다”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KBS 본부는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이던 그 (일베) 회원이 이제 당당히 KBS 기자로서 공영방송의 가치와 도덕, 상식을 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KBS 구성원들은 제정신으로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일베=KBS 기자, 차라리 만우절 해프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S본부는 이어 “경찰 사건기자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회부장 옆에서 전화나 받고 기사 베끼기 연습만 하던 일베 수습기자는 1일부로 수습 딱지를 떼고 정식 KBS기자로 임용됐다”며 KBS가 일베 기자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일 발행한 노보 1면.
 

 

이들은 “내근만한 수습에게 후한 점수를 준 보도본부 수뇌부는 제 정신이냐”며 “최종선발권을 가진 조대현 사장과 강선규 보도본부장이 원하던 인재상이 고작 생리를 증명하라는 자였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KBS본부는 “조대현 사장이 공적가치를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KBS에 ‘일베’ 기자를 정식 임용함으로써 KBS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일베’ 기자에게 면죄부를 준 조대현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베 헤비 유저가 KBS 기자로 임용된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KBS본부는 “며칠 전 ‘일베 기자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제보를 근거로 진상조사 중”이라며 “조대현 사장과 강선규 본부장, 류삼우 인력관리실장은 일베 기자 채용 과정이 정말 정상적이었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즉각 해명하라”로 촉구했다. 

지난달 30일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던 KBS 내 11개 협회도 착찹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 중으로 일베 기자 임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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