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협회가 ‘말 할 자유와 풍자할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며 MBC의 권성민 PD 해고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KBS PD협회(협회장 안주식)는 27일 성명을 내고 권성민 PD 해고 사건을 언론이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언론사로서의 자기부정”이라고 평가하며 “언론이 언론다울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부정하지 말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MBC는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비제작부서로 전보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만평 게시물을 올린 권성민 PD를 ‘취업 규칙 위반과 소셜미디어 가이드 라인 위반’이라는 이유로 지난 21일 징계 최고 수위인 해고를 결정했다. 

KBS PD협회는 이에 대해 “언론이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또 한 번의 폭거를 목격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선배들이 이뤄놓은 일에 대해 엠병신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모욕적’이라고 한 김현종 MBC 경인지사장(권성민 PD 관리책임자)의 발언도 문제를 삼았다. 

KBS PD협회는 “생각은 자유고 서로의 근거를 가지고 공론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면 그뿐이지만 돌아온 것은 건강한 논쟁이 아닌 해고라는 극약처방”이라며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힘 있는 자의 일방통행이었다”고 비판했다. 

   
▲ 권성민 MBC PD가 페이스북에 그린 웹툰의 한 장면.
ⓒ권성민PD 페이스북
 

 

그러면서 KBS PD협회는 “진정으로 모욕당한 이는 누구냐”며 “일개 초년생 PD의 풍자와 만평조차 힘으로 누르려는 MBC 사측인가 아니면 이번 사건으로 한숨을 쉬며 자괴감을 느껴야 할 다수의 제작자들인가”라고 반문했다. 

KBS PD협회는 또 “반복적인 징계가 가져올 자기 검열과 제작자 위축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누구냐”며 “언론이 앞장서 지켜야 할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MBC 사측인가 아니면 언론이라는 감시견을 잃게 될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인가”라고 우려를 전했다. 

KBS PD협회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처하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언급하며 “이번 권성민 PD 해고도 비단 MBC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KBS PD협회 역시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민 PD에 대한 MBC 인사위원회의 재심은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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