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으로부터 최종 인가 결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동화그룹과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한국일보가 동화그룹과 체결한 인수합병(M&A) 투자계약에 따라 확보한 인수대금으로 지난 10일부터 30일 이내에 채무를 모두 갚고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신청을 승인하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9일 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지난해 11월 한국일보가 동화그룹과 체결한 M&A 투자계약에 기초해 작성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가 동의함에 따라 인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동화그룹은 지난해 9월 19일 한국일보 인수를 위한 공개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11월 3일 한국일보와 투자계약 체결 후 지난 2일 한국일보 지분 60%(308억 원)에 해당하는 최종 인수대금 납입을 마쳤다. 

한국일보는 이달 중 이사회와 주주총회 절차를 거쳐 장재구 전 회장 등이 보유한 기존 주식은 전부 무상 소각하고 신주 발행과 대표이사 선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일보가 지난해 11월 3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화그룹과 한국일보 인수를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일보 제공
 

동화그룹이 한국일보를 인수함에 따라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이 한국일보 회장을 겸하게 되고 이종승 전 한국일보 부회장이 사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회장과 승 회장은 경희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동화그룹과 한국일보 관계자들 말에 따르면, 인수절차 완료 후 한국일보는 조직의 기능적인 구성에서 변화가 있을 뿐 큰 폭의 조직개편이나 인력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승 회장도 한국일보 기존 경영진과 편집국의 의견을 존중해 조직 운영 방향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고재학 한국일보 편집국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편집국 운영 방안과 관련해 “회생계획안이 인가됨에 따라 경영진 선임이 곧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편집국도 조직 개편이나 후속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일단은 디지털 담당 부국장을 신설하고 온라인 콘텐츠 수요가 많은 엔터테인먼트팀 신설이 큰 변화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 국장은 또 “각 부에 온라인 데스크를 선임해 온라인과 모바일 쪽 콘텐츠를 늘리는 식으로 조직을 바꾸고 그에 따라 인사와 신규·경력채용도 이뤄질 것”이라며 “산업2부 신설은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우리 인력이 충분치 않아 차후 과제로 미뤘고, 지면 증면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는 새 경영진과 편집권 독립 및 한국일보의 정체성 유지 방안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노사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성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장은 “노조도 원활하게 노사가 협조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고 한국일보가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공정성과 공공성을 잃지 않도록 감시·견제해야 할 것”이라며 “사측과 큰 틀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위한 조직 개편 논의가 있었고, 추후 인력조정이 있다면 노조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지부장은 “사원들의 고용안정과 사기진작을 위한 처우개선도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나머지 조직 개편 이후 인원 재배치 등이 조직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합리적인지, 또 서로 다른 조직문화가 잘 융화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같이 협의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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