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한국 사회는 한국식 매카시즘에 사로잡혀 있다”는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의 정부 비판을 다루며 한국정부의 국가보안법 적용에 우려를 표명했다.

알 자지라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영문판 홈페이지에 ‘한국 정당, 해산에 맞서 싸우겠다 선언’(South Korea party vows to fight dissolut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달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국회의원직을 지키기 위해 법정에서 투쟁하겠다고 밝히며 보수정부의 독재 성향을 비난했다”고 전했다.(뉴스프로 번역)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단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간담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과 국회의원직 박탈은 한국 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알 자지라 기자도 참석해 “(진보당 해산 판결 이후) 법적 절차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어떤 대응이 가능하냐”며 “한국이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고 했는데 설명해 달라”고 질문했다. 

   
▲ 지난 5일(현지 시각) 알 자지라 영문판 홈페이지에 실린 ‘한국 정당, 해산에 맞서 싸우겠다 선언’(South Korea party vows to fight dissolution) 기사
 

알 자지라는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헌재가 의원직을 박탈할 권리를 행사한 것에 도전하기 위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오병윤 전 의원은 ‘한국사회는 한국식 매카시즘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 자지라는 “지난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후 정당이 해산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헌재는 보수적인 박근혜 정부의 요청에 따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는 또 “한국정부는 북한을 고무·찬양하는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국가보안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이 법이 시대착오적이며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알 자지라는 이어 “이재화 통합진보당 변호인은 ‘헌재가 판결문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치적 다원주의가 아니라 반공주의에 근간하고 있음을 공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며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기구인 국제앰네스티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인권단체 ‘카터센터’도 이 사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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