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진보진영의 문제가 일부 주도적인 인물들이 기득권에 안주하기 때문이라고 충고하는 조선일보. 조직을 둘러싼 외부환경은 바뀌는데도,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발상 전환이나 인력의 변화 없이는 도태된다는 이야기야, 진보진영이든, 보수진영이든 어느 조직에나 적용될 수 있는 ‘당의정’ 같은 이야기. 진보에게 주는 이 ‘당의정’을 조선일보 스스로 먹어 보는 건 어떨까? 조선일보 거듭나야 산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급변하는 데 원로그룹과 사주일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해 ‘통일은 미래’라는 미래전략 아젠다 제시하고도 매번 국내기득권 유지 위한 ‘종북’프레임에만 갇힌 조선일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미디어 환경에서 ‘국가아젠다’ 끌어가는 소위 ‘1등신문’ 유지하려면 “몇십년 째 같은 인물, 사상극우, 주도세력 교체해야.”

   
조선일보 2014년 12월 23일 1면 기사
 

○…‘설마 설마’했는데, 역시나 완전히 발 빼는 모습을 보이는 조선일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문건사태 이후 줄기차게 주장했던 ‘청와대 쇄신’요구는 지면에서 이틀째 보이지 않고 대신 ‘정부의 2015 경제정책 방향’이란 청와대 ‘아젠다’ 띄우기에 나서. 조선일보만 보면, 청와대의 쇄신이 벌써 끝난 과거지사로 착각할 듯. ‘소귀의 경 읽기’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더 비판했다가는 박근혜 정권과의 관계가 깨질 것이라 판단한 것인지. 연말 청와대 개편과 개각 지켜봐야 하겠지만, 관심 안주면 ‘십상시’ 다시 되살아 날지도 

   
조선일보 2014년 12월 23일 머리기사 
 

[다시보기 팔불취 : 12월 22일 ] 헌재 정당성 ‘논쟁’마저 차단하겠다? 조선의 ‘양비론’ 

○…“진보,종북세력 또 감싸면 공멸.”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야권 및 진보진영조차 국민의 정치적 선택이 아닌 국가기관이 정당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헌법재판소를 비판하자, 이런 논리가 통합진보당에 면죄부를 주는 ‘양비론’이라고 1면 머리기사로 비판하는 조선일보. ‘진보가 거듭나야 산다’며 진보진영에 충고하는 형식을 빌렸으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의 정당성에 관한 사회적 논쟁마저 차단하겠다는 의도의 기사. 보수신문 입장에서 헌재 결정 옹호하는 주장이야 당연하겠지만, 세계사에 유례가 많지 않은 ‘정당해산’ 결정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마저 ‘종북감싸기’라고 매도해 사회적 논쟁을 차단하는 것은 ‘민주주의’하지 말자는 것. 같은 보수지라도 중앙일보는 ‘여론조사’라도 해서 국민여론에 물어보는 형식으로라도 ‘헌재결정’ 옹호하는 '드라이'한 편집태도 보였는데, ‘완장’ 찬 극우 확신범 같은, 조선일보의 비교되는 기사편집.

   
조선일보 2014년 12월 22일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 지면에서 일제히 꼬리를 감춘 ‘정윤회’·‘문고리 3인방’·‘박지만’·‘비선’. 헌재 판결과 맞물려, ‘청와대 쇄신하라’는 시리즈와 박관천 경정 구속을 끝으로 관련 기사와 편집이 끝날 것이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아. 조선일보 독자들, 대통령과 측근 비판 기사 당분간 보기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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