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보수편향담론 학습시간…이것이 3년차 ‘종편’
보수편향담론 학습시간…이것이 3년차 ‘종편’
시청률·광고매출 늘어난 종편, JTBC 제외한 3사는 보도채널전략으로 생존…“종편으로 여론다양성 망가져”

종합편성채널 개국 3년. TV조선의 시사프로그램도, JTBC의 예능프로그램도 익숙해졌다. 개국 당시 종편승인철회를 외쳤던 언론계에서도 이제는 종편을 하나의 방송사업자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종편에 대한 평가는 어떠해야 할까.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 ‘미디어 산업 생태계 속의 종편채널 요인에 대한 평가’ 토론회에서 종편의 ‘민낯’이 수치로 드러나며 비판적 평가가 등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JTBC를 제외한 종편3사는 종합편성이 아니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내용에 따르면 JTBC의 지난해 프로그램 제작비는 2001억원을 기록해 전년(2012년)보다 400억 원이 증가했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제작비를 쏟아 부은 결과이다. 반면 채널A는 같은 기간 689억 원의 제작비를 지출해 전년보다 250억 원이 감소했다.

MBN은 지난해 887억 원의 제작비를 지출하며 전년대비 40억 원 감소를 기록했다. TV조선 제작비는 같은해 691억 원으로 전년대비 140억 원 감소했다. 종편3사가 시사토크쇼로 제작비를 줄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연스럽게 편성의 보도채널화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반면 JTBC의 제작비는 CJ E&M 계열 방송사의 총 제작비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토론회에 참석한 임석봉 JTBC정책팀장은 “우리는 콘텐츠에 투자하며 정책목표에 맞게 노력해왔는데 올해 재승인에서 종편의 정책목표에 대한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석봉 팀장은 “추후 재승인 심사에선 정책목표 실적을 반영해야 한다”며 차등 있는 심사를 주장했다. 

   
▲ 11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 종합편성채널 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언론노조
 

윤성옥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팀이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보름간 종편4사의 편성표를 분석한 결과 TV조선은 뉴스 2425분, 시사프로 2675분을 편성했다. 보름간 무려 5100분이었다. 같은 기간 MBC의 뉴스‧시사 편성은 2320분으로 TV조선의 절반을 못 미쳤다. TV조선의 뒤를 이어 채널A가 4440분을 기록했다. KBS 1TV는 2325분, 영국 BBC는 2450분의 편성시간을 나타냈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TV조선의 뉴스‧시사편성을 두고 “필요 이상으로 공익적인 채널”이라고 평가했다. 

종편3사가 제작비를 아끼고 뉴스‧시사편성에 초점을 맞춘 결과 종편은 살아남았다. 11월 닐슨코리아의 채널시청률에 따르면 KBS 1TV 6.488%, KBS 2TV 5.007%, MBC 4.617%, SBS 3.806%, EBS 0.771%, tvN 0.925%, MBN 1.895%, TV조선 1.583%, 채널A 1.427%, JTBC 1.214%를 기록했다. 종편 4사의 합산시청률은 KBS 1TV 시청률과 맞먹는다. 방송광고도 지상파는 지난해 광고 매출이 전년대비 1158억 원 줄었으나 종편은 전년대비 646억 원 증가했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광고주들은 종편4사를 한 묶음으로 광고비를 균등집행하고 있다. 광고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종편 사업자 네 곳을 던져놓은 것부터 정책실패”라고 지적했다. 김동원 팀장은 “정체되고 있는 광고시장에서 지상파의 독과점 지위 약화는 지상파 콘텐츠위기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SBS 내부에선 2015년 드라마 편성을 줄일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종편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비관적이었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보수에 편향된 종편이 국민들에게 정치학습을 시키고 있다”며 “그날그날 이슈를 수다 떨 듯 소비하며 일방의 관점을 강요하거나 추측이나 소문으로 정치적 사안에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청석에 있던 박건식 한국PD협회장은 “제가 생각한 종편의 정책목표는 보수정권 획득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으로 종편은 정책목표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걸었던 종편출범의 정책목표는 여론다양성 제고, 글로벌미디어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등이었다.

‘정권 획득’에 발 벗고 뛰었던 종편에 남은 건 심의제재 건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의결현황에 따르면 종편4사의 뉴스‧시사보도 심의제재건수는 135건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66건, 채널A가 35건으로 많았다. JTBC가 15건으로 제일 적었다. 윤성옥 교수는 이를 두고 “종편은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품위유지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이어 “지상파는 특정분야(여당과 정부)를 회피하고 있지만 종편은 특정분야(야당과 진보단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지상파3사의 심의제재 건수는 37건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정 MBN기획팀장은 “종편은 낮 시간대 시사보도프로그램에서 시청층을 창출해냈지만 프로그램의 질적 문제에 대해선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종편 토론회에서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편의 해악은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정의, 합의, 평등이란 가치를 자신들의 이해관계로 확대 재생산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해 교수는 “대구에 가면 전부 TV조선과 채널A를 틀어놓는다. 본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한다. TK에선 종편을 보는 게 일종의 애국행위”라고 평했다. 김 교수는 “종편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종편의 광고는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한 뒤 “학자들은 종편에 의해 여론 다양성이 얼마나 망가지고 담론지형이 무너졌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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