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논쟁에 안전은 뒷전, 올해 대형 참사로 나타난 것”>(A 3면) 조선일보의 기획연재물 ‘다시 안전이다’ 부속 기사의 ‘부제’. 20년 사고주기설을 소개하며 기사 말미에 사용한 한 대학교수의 코멘트를 줄여 부제로 올린 것. <무상복지에 밀린 과학영재의 꿈>(A 16면) 등에서 보듯 조선일보 편집진이 복지정책에 거부감이 큰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상식에 맞게 기사를 만들고 코멘트를 따서 써야하지 않을까. 복지논쟁 탓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고? 복지논쟁으로 20년마다 대형참사가 일어난다고?

   
조선일보 10워 22일 A3면 기사
 

○…최근 국민일보와 조선일보의 편집과 논조가 닮은 대목이 자주 나타난다. 22일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을 부각하는 사진을 두 신문이 모두 실은 것은 물론, 21일에는 유독 두 신문이 각각 1면 머리 기사와 사설로, 세월호 유가족의 특별법 투쟁을 겨냥한 듯, 성남 사고 유가족들의 빠른 보상 합의를 높이 평가. ‘관보’같은 인상을 주는데다, 보수적 논조의 편집. 그런데, 두 신문이 서로 닮았다면, 누구에게 칭찬이고, 누구에게 욕이 될까? 

   
조선일보 A1면 사진기사
 
   
국민일보 1면 사진기사
 

[팔불취 다시보기 : 10월 21]

○...<野, ‘독재 긴급조치’ 표현 쓰며 대통령 때리기 소재로 활용>(A4면). 지난 15일 A4면 기사 <카톡검열공방...야 또 대통령 끌여들여>에 이어 조선일보 정치면 편집자의 박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애정을 잘 드러낸 제목. 야당이 대통령을 비판만 하면, ‘끌여들여’ ‘때리기’란 표현을 제목으로 뽑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부당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는데…. 애정도 지나치면 ‘병’이라오.

   
○... <(20일) 판교유족들, 상식과 順理로 참사 뒤처리 풀었다>(A35면). 사설을 통해 판교 사고 수습방안에 대한 유족들의 합의를 높이 평가한 것까진 좋으나. 대형사고마다 사고의 성격과 뒤처리 과정이 경우에 따라 다를 진데, 굳이 다른 대형 사고들의 유가족을 끌어내어  ‘억지’ ‘생떼’ 로 폄하해 눈쌀. 특히 현재도 세월호 진상조사 특별법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독자들에게 연상시키고 싶은 것이 글의 의도가 아닐까 싶은데….  만약 그런 의도라면 정직하지 못한 글쓰기. 논리가 서면 두루뭉술 비판말고 정면으로 쓰든지, 콕 짚어 비판하기 부담스러우면 펜을 멈추든지.


‘조선일보 팔불취’를 연재한다. 매일의 조선일보에 대한 촌평 기사다. 이 기사의 본보기 삼고 싶은 글도 조선일보의 ‘팔면봉’이다. 논조와는 별개로 ‘팔면봉’의 짧은 문장 강한 메시지는 SNS시대에 걸 맞는 글 형식의 글이다. 제 눈에 예쁘다고 제 입으로 자랑하면 팔불취라 한다. ‘좀 모자란다’는 뜻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자칭 ‘1등 신문’이라고 했던 조선일보도 ‘팔불출’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선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지난 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 ‘청부’성 보도를 하고도 ‘특종’이라고, ‘한국신문상’ 받았다고 자랑하던 조선일보의 모습 또한 영락없는 ‘팔불취’였다. 이래저래 조선일보를 평하는 기사의 제목으로는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제목이 ‘조선일보 팔불취’이니 조선일보에 대한 쓴 소리가 많겠지만, 잘한 게 있으면 단 소리도 하겠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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