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트리뷴’ 성공비결: 틈새시장에서 ‘브랜드’ 구축
‘텍사스 트리뷴’ 성공비결: 틈새시장에서 ‘브랜드’ 구축
[텍사스 트리뷴②] ‘리스티클’ 없이 살아남는 법… “타깃과 취재 영역을 명확하게”

텍사스 트리뷴은 비영리와 비정파를 지향하는 미국의 작은 디지털 언론사다. 2009년 벤처 사업가 존 써튼(John Thornton)과 ‘텍사스 먼슬리’ 편집장 출신의 에반 스미스(Evan Smith), ‘텍사스 위클리’ 사주인 로스 램지(Ross Ramsey)가 함께 설립했다. 이들은 많은 지역 언론이 폐간과 인원감축을 겪으면서 저널리즘이 약화되는 것을 보고 텍사스 트리뷴을 창간했다. 

이들은 공공정책에 관련한 시민참여를 독려하는 지역언론이 되는 것을 과제(Mission)로 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공공 미디어 브랜드’ 구축을 비전으로 삼았다. 취재 범위는 텍사스 주와 관련된 사안으로 제한했고, 23명의 ‘펜 기자’ 중 절반 가까운 인력이 주 의회를 출입한다.(전체 직원은 45명)

   
▲ 텍사스 트리뷴 사이트의 '첫 화면'. 이미지=텍사스 트리뷴 갈무리.
 

한국 언론보다는 정파성이 덜하지만 미국 언론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논조를 띈다. 반면 비정파를 선언한 텍사스 트리뷴은 사설을 쓰지 않으며,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도 않는다. 대신 텍사스 주 정부와 정치인을 감시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텍사스 트리뷴의 ‘디렉토리’ 섹션에 들어가면 주 정부 공무원과 모든 상하원 의원들에 대한 정보(이력, 급여, 선거결과 등)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윤리 추적(Ethics Explorer)’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180명이 넘는 정치인들의 수입 내역, 주식 등 자산 보유현황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더불어 ‘선거자금 추적(Campaign Finance Explorer)’ 페이지에는 지난 2000년부터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후원한 기업과 개인의 명단, 금액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텍사스 트리뷴은 주법으로 설립된 ‘텍사스 윤리위원회’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 정치인의 선거자금 모금과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텍사스 트리뷴 갈무리.
 

텍사스 트리뷴은 텍사스 주민들이 주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모든 학교의 예산과 학생 현황은 물론 수도와 같은 공공시설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UI(이용자인터페이스)로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섹션에선 주 의회에 발의된 모든 법안을 주제와 의원에 따라 제공하며, 인터랙티브한 지도를 통해 텍사스 지역의 폐수시설을 보여주기도 한다. 독자는 자신의 주소를 입력해 인근의 폐수시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텍사스 공무원들의 급여도 추적 대상이다. 텍사스 트리뷴은 공공정보법에 따라 공개된 급여 정보를 모아서 ‘정부 급여 추적(Government Salaries Explorer)’ 페이지에서 보여준다. 12일 기준으로 공개 대상은 주 공무원 26만4880명이며 기관(주립 대학 등)은 41개다. 텍사스 트리뷴은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밝히는 것은 공공의 관심사”라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 '디렉토리' 섹션에서 검색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에 대한 정보 중 일부. 이미지=텍사스 트리뷴 갈무리.
 

이런 공공정보 뿐만 아니라 기사도 텍사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텍사스 트리뷴의 섹션은 경제, 교육, 에너지&환경, 정부, 보건&휴먼서비스, 법, 사람, 정치, 인종&이민, 교통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주의 정치, 정책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진지한 기사가 대부분이며 문화, 스포츠, 음식과 같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는 기사는 쓰지 않는다.

텍사스 트리뷴은 “우리는 대중에게 실시간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는 아니”라며 “대신 다른 매체에서 찾을 수 없는 텍사스 주민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건사고 기사나 속보를 다루지 않았다. 텍사스 트리뷴의 팀 그릭스 발행인은 “2009년 사무실 근처의 군 부대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가 미국을 흔들었지만, 우리는 공공정책에 초점을 맞춘다는 원칙을 지키며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과 활동을 통해 텍사스 트리뷴은 ‘공공정책 전문 지역언론’라는 브랜드를 구축했다. 애초 비영리 언론을 추구한 것도 이런 이유다. ‘미디어 홍수’ 시대에 텍사스 트리뷴 창업자들은 ‘영리 모델’의 언론사로 수익을 내면서 공공 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릭스는 “비영리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보도가 가능하며, 주주가 없어 추가적인 수익 창출에 대한 압박이 없다”고 말했다. 온전히 보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 텍사스 트리뷴의 주요 독자층 자료. 이미지=텍사스 트리뷴 미디어킷.
 

대중 매체와는 다른 시장을 노린 텍사스 트리뷴은 ‘타깃 독자’도 명확하게 정했다. 약 2600만명의 텍사스 주민 중에 이들이 정한 주 독자층의 약 400만명이다. 이들의 다수는 대학을 나왔고, 신문을 매일 읽으며, 투표에 적극적인 고소득 층이다. 2012년 자체 진행한 독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45~65세가 전체 독자의 45%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63%)은 전문직에 종사한다. 

텍사스 트리뷴의 실험은 저널리즘 면에서도 성공적이다. 창간 이후 에드워드 R. 머로우 상을 세 차례나 받았고, ‘온라인 뉴스 협회’의 온라인 저널리즘 상도 두 차례 수상했다. 그릭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월 평균 75만명의 순방문자(UV)와 약 400만 페이지뷰(PV)를 기록하면서 튼튼한 독자층도 확보했다. 1회 방문당 평균 PV(2012년 기준)도 4개로 나타나 독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보여준다. 

[미디어킷 : 텍사트 트리뷴의 수상내역, 독자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관련기사 : ‘텍사트 트리뷴’이 광고주에 휘둘리지 않는 이유]

   
▲ 텍사스 지역의 폐수시설 현황을 보여주는 지도. 이미지=텍사스 트리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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