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간첩조작사건 다룬 JTBC, 중징계 받았다
국정원 간첩조작사건 다룬 JTBC, 중징계 받았다
여권 추천 위원, “증거조작인데 간첩조작이라고 표현해”…“심의기준 이중 잣대”

국가정보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JTBC <뉴스큐브6>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JTBC <뉴스9>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태를 다뤘다가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JTBC <뉴스큐브6>은 지난 2월 18일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의 피의자인 유우성씨와 변호인인 양승본 변호사를 출연시켜 간첩조작사건 관련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이날 방송분은 방송심의 규정 제9조2항 공정성, 제14조 객관성, 11조 재판중인 사건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앞서 3월19일 오후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권혁부) 회의에서 심의를 받았다.

당시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김상우 JTBC 보도국 부국장은 “유우성씨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졌고, 유씨의 발언을 제지함으로써 균형을 이뤘다”며 “검찰과 국정원의 입장은 전날인 17일, JTBC 사회부 기자, 정치평론가, 변호사가 해당 방송에 출연해 13분간 전달했다. 이달 10일에는 부장검사 출신의 김용남 변호사가 나와서 유씨가 어떤 이유에서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 JTBC ‘뉴스큐브6’
 
하지만 3일 열린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결국 JTBC <뉴스큐브6>은 ‘관계자 징계 및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여권 추천 위원들은 JTBC가 간첩혐의자인 유우성씨와 그 변호인 일방의 의견만 전달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으며, 2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다루면서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징계를 주장했다.

엄광석 위원은 “이 사건은 유우성이 간첩이냐 아니냐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그 증거가 위조됐다는 부분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프로그램이 한쪽의 입장에서 제작됐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엄 위원은 “앵커 역시 ‘국정원이 왜 유씨를 간첩으로 보았나’ ‘체포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고 물으며 시종일관 일방적인 질문을 한다. 이후에 검찰 측 입장을 듣긴 했지만 엄격하게 이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며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의견을 냈다.

박만 위원장은 “방송 나레이션과 진행자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논란’이라고 하는데, 증거조작이 아니라 간첩조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건을 악의적으로 확대하고 무죄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라며 “2월 18일자 방송에 대해 민원에 제기되자 공정성 위반이라는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해 추후에 검찰 측을 인터뷰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만 위원장 역시 관계자 징계 및 경고의견을 냈다.

반면 야권 추천 위원들은 문제없다는 의견을 냈다. 김택곤 위원은 “검찰이 제시한 일부 증거들이 위조된 것이 확인된 만큼 국가적이고 국민적 관심사였고,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다루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라며 “이 방송 이전에 13분에 걸쳐 양측 의견을 공정하게 다루었고 유우성이 간첩이라는 입장을 16분 30초 들었다. 언론으로서 갖출 수 있는 공정한 균형성, 모두 갖추었다”고 말했다.

박경신 위원 역시 “공권력이 죄 없는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려 한 혐의가 나온 상황에서 언론이 어떻게 이걸 무시할 수 있나. 2월 달에 검찰을 방송에 불렀다 한들 나왔을까”라며 “다루긴 다뤄야하고, 그래서 나눠서 방송한 것인데 뭐가 문제라는지 모르겠다. (방통심의위가) 방송의 책무에 대해 매우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재판 중인 사건을 다뤘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위원은 “외국에도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루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검찰이 유죄입증하기 어려워서 우리가 징계를 해야하는 것처럼 해당 조항을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택곤 위원 역시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룰 때 방송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방송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공공의 이익에 관련된 것이라면 다룰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 추천 권혁부 위원은 “범죄혐의자가 자기주장을 하는 게 공공의 이익이냐”고 반박했다.

   
▲ 2월 18일자 JTBC ‘뉴스큐브6’ 갈무리
 
야권 추천 장낙인 위원은 방통심의위 심의가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장 위원은 “CBS의 ‘김연아-황상민’ 건을 다룰 때도 그 이후에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를 심의에 고려했다”며 “최근 종편에 출연한 패널들이 철도노조 파업을 일방적으로 비난해 공정성 심의에 걸렸을 때도 종편 관계자들이 방송 이전에 철도노조의 주장을 충분히 보도했다고 밝힌 점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은 “최근 심의도 비슷한 이유로 문제없음 의견을 제시한 것이 수두룩하다. 왜 이 프로그램만 잣대가 다른 것이냐”며 “심의 결과가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야권 추천 위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여권 추천 위원들이 모두 중징계를 주장함에 따라 결국 JTBC <뉴스큐브6>은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조치를 받게 됐다.

한편 이날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는 변희재의 영구출연정지 사태를 초래한 채널A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변희재는 지난 1월 14일 <쾌도난마>에 출연해 호남지역 유권자들을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노예”, “정신질환”이라며 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여권 추천 위원들조차 변희재의 발언이 지나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재적 8명 중 7명이 ‘주의’ 의견을 냈다. 여권 추천 권혁부 위원만이 “유권자를 노예로 취급하는 그런 행위에 (문제)의식 없이 가담하는 건 일종의 정신질환임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으로, 지역구도에 얽매인 선거 구도를 비판하기 위해 동원한 언어”라며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권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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