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법원 증인 불출석 문제로 다시 관심을 얻고 있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장씨가 참석했던 강남의 룸살롱에 방 사장의 아들이 동석했던 것으로 최근 장씨의 당시 로드매니저와 소속사 대표 등의 법정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이 자리엔 장씨 등 연예인이 아닌 여성종업원도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8일 김종승 전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증인신문조서를 보면,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7부(재판장 이인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08년 10월 말 경 강남구 삼성동 소재 리베라 호텔 맞은 편 티파니호텔 지하 라나이 유흥주점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차남 방정오씨도 동석한 술자리를 가졌다고 증언했다. 그 자리엔 자신과 장자연씨 뿐 아니라 한아무개씨, 한씨의 후배, 방씨 등이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의 술값 200만 원도 이튿날 새벽 0시 53분경 결제했다고도 밝혔다.

또한 장씨의 로드매니저였던 김아무개씨도 1년 여 전 같은 이 의원 재판에 출석해 당일 있었던 사실을 비교적 상세히 털어놓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의 증인신문조서에 따르면 김씨는 법정에서 “지난 2008년 10월 28일 자신이 운전해 여의도로 가던중 김종승이 정아무개 감독에게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 그 자리에 참석한다’고 들었다”, “장씨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장씨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자신의 2009년 경찰 조사 진술 내용에 대해 “지금 생각해보니 그(경찰) 진술이 맞다”고 밝혔다.

   
고 장자연 씨.
©연합뉴스
 

김씨는 문제의 룸살롱에 심부름하러 양주 1~2병을 갖고 들어가니 룸에 “남자와 여자가 섞여서 몇 명 있었으며 술집 아가씨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장에서 대기했으며 자신이 평소 몰던 카니발이 아닌 에쿠스 승용차를 운전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장자연씨의 씀씀이에 대해 김씨는 “연예활동 수입보다는 넉넉하게 지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종승 전 대표는 법정 진술에서 방정오씨의 당일 동석에 대해 “(방씨는) 오래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방정오씨는 지난 2009년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에) 늦게 갔다가 일찍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장자연은 얼굴도 모른다. 이 사건은 나와 전혀 무관하다”고 진술했다고 이종걸 의원의 변호인인 안상운 변호사가 전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관계자는 8일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방씨는 현재 TV조선 마케팅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판부로부터 증인소환장을 발부받은 방상훈 사장은 7일 ‘2차 피해 우려’ 및 ‘자신과 이 사건이 전혀 무관하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방 사장에 대해 “사회적 지위가 있다 해도 일반인과 달리 볼 필요가 없다”며 “방사장이 법정에 나와봐야 한다는 것에 우리 재판부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의 변호인단은 구인장 발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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