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면 이긴다.” “즐기면서 투표하라.” “선거도 축제처럼.”

오는 7일(토요일) 밤 ‘서울광장’이 개념 충만 연예인들의 열정적인 무대로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 이름은 ‘개념 찬 콘서트’. 무슨 거창한 이름이 아니다. 4월 11일 19대 총선을 축제로 승화시켜보자는 것이다.

정치는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되던 시대가 있었다. 언론이 쳐놓은 정치냉소의 덫에 빠져 정치에 무관심한 게 쿨한 것처럼 인식되던 시절이다. 그러나 지난해 <나는 꼼수다> 열풍과 SNS 발달에 따라 정치도 재미있는 대상이며, 내 삶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유용한 수단이 ‘정치’라는 점을 깨닫는 ‘개념 시민’들이 늘어났다.

매일 같이 정치 뉴스와 그 속에 담긴 ‘꼼수’를 지적하는 글이 SNS를 통해 쏟아지고 퍼져 나간다. 조중동 등 거대 신문과 지상파 방송사가 선거 흐름을 이끌던 시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적당한 눈속임으로, 여론몰이로 표심을 몰아가다가는 ‘역풍’만 자초할 뿐이다.

   
 
 

4월 7일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펼쳐지는 ‘개념 찬 콘서트’는 ‘2012총선유권자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피플파워 기획’이 주관하는 공연으로 ‘감동 후불제’ 공연이다. 입장료는 없지만 공연에서 감동을 얻으면 마음의 표시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출연진은 ‘나는 가수다’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던 YB(윤도현 밴드), KBS ‘1박2일’에서 진지한 개그를 선보였던 김C(뜨거운 감자) 그리고 안녕바다, 엑시즈, 카피머신, 루싸이트 토끼, SAZA최우준 등이 참여한다.

연예인 이상의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나는 꼼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 공연기획 전문가인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 등도 자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하나다. 쫄지 말고 투표하자!

참으로 흥미로운 점이 있다. 선거 때 투표에 참여하자고 하는 것은 양식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권장해야 마땅한 일이다. 문제는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에서 온도차가 확연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공식 회의에서 투표율 독려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는 게 쉽지 않다. 새누리당 인터넷 홈페이지 ‘대변인 브리핑’ 코너에서 ‘투표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 결과, 가장 최근의 글이 1월 5일이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4월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왜 ‘투표율’이라는 얘기 자체를 듣기가 어려울까. 혹시나 투표율이 올라갈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는 모습이다. 나라를 이끌고자 꿈꾸는 정치세력들이 국민의 선거참여 운동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국민이 투표에 참여할까 봐 벌벌 떠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런 세력에 나라를 맡겨도 될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유명한 투표참여 운동인 '락더보트(Rock the vote)' 운동을 연상시킨다. 마돈나, 리키 마틴 등 유명 연예인들이 이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전국 순회 투표참여 콘서트에 나서기도 했다. ‘Rock’을 즐기듯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얘기다.

4월 7일 서울광장에서는 ‘개념찬 콘서트’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콘서트가 열리기 전에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진다. 오후 1~4시는 언론파업 기자 지원을 위한 ‘프리마켓’, 오후 4~6시는 2012총선넷과 함께하는 ‘프리부스’, 오후 5시는 ‘Vote for you! Everybody Shuffling’ 행사도 열린다. 시청광장에서 411명의 청춘들이 셔플댄스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행사 주최측에서 밝힌 드레스 코드는 “자신의 옷 중 가장 HOT하고 VIVID한 Color의 Item을 장착하고 오시라”는 것이었다.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에 정치혐오 조장 보도로 국민의 투표의욕을 떨어뜨리는 보수언론에 맞서 개념 찬 청춘들이 선택한 방법은 '선거를 축제처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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