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200여 명은 19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MBC 장악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필운동 이 전 홍보수석 선거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언론 인터뷰와 2008년에서 2010년까지 김재철 사장 운전기사를 지낸 A씨의 증언 등을 언급하며 김 사장 임명과 MBC 장악에 청와대가 깊숙히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2년 전 '큰집 조인트' 발언에 이어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의 뜻에 따라 임명된, MB캠프 인사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또, 김재철 사장이 청주MBC 사장에서 서울 본사 사장으로 올라오기 전까지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는 MBC 노조에 김 사장이 광우병 보도 이후 청와대를 두 세번 방문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 전 수석은 이명박 정권의 핵심 실세이자 언론정책과 홍보를 총괄한 총책임자였다"며 "이 전 수석이 김재철 사장과 수시로 만났다는 증언이 나오고 청와대 주변 음식점에서 김 사장의 법인카드가 빈번하게 사용됐다는 것은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입맛에 맞게 통제한 주역이 이동관 전 수석이라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이 전 수석은 결제해지의 자세로 '낙하산 사장' 투입 등 언론탄압의 과정과 실체를 즉각 공개하고 그동안 자행해 온 방송장악 기도에 대해 사과하고 참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이 전 수석 선거사무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사무실에 없었다.

노조원 200여 명은 기자회견 이후 선거사무실 주변과 광화문 일대에서 김 사장과 이 전 수석이 청와대 주변 음식점에서 자주 만났다는 내용이 담긴 노조 파업특보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 자리에는 지난 주말 열린 방송3사 파업콘서트에서 사회를 맡기도 했던 오상진 아나운서도 참석해 거리 시민들에게 MBC 파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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