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2008년 지역MBC 사장 시절 청와대를 드나들며 대책을 논의했으며, 김 사장이 엄기영 당시 MBC 사장을 만난 뒤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을 내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사장의 청와대 출입 사실은 김 사장이 청주MBC 사장으로 있던 시절 2010년까지 김 사장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의 입을 통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당시 지방 계열사 사장의 신분으로 왜 청와대를 드나들며 대책을 논의했는지 분명히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김 사장은 평소 'PD수첩 때문에 머리 아파 죽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으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청와대를 찾아가 사태를 해결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2008년 한 해 동안만 청와대를 세 번씩 드나들고 여권 인사를 수시로 만나 대책을 숙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엄기영 당시 MBC 사장을 만난 몇 주 뒤 전격적으로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을 내보냈다"며 "그토록 자랑하던 청와대와의 관계를 통해 MBC를 좌지우지 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김 사장의 운전기사였던 A씨는 김 사장이 엄 사장을 뒤에서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MBC 본사 사장 자리가 자신의 자리라는 말을 자주 읊조렸다고 증언했다"며 "김 사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각별한 관계 때문에 고위 공무원들이 장·차관 자리를 놓고 인사 청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임명권자의 의중을 감안한 낙하산 인사' '캠프 인사보다 더 캠프적인 인물' 이라는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고백이 김재철 사장을 직접 수행했던 사람의 증언을 통해 또 다시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청주 MBC 사장 시절부터 청와대를 들락거리며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 공익적 제보를 통해 밝혀졌다. 김 사장이 MBC 사장에 오르기 위해 MBC를 정권에 헌납한 것"이라며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운전기사 A씨의 증언이 담긴 동영상을 19일 오후 노조 파업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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