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공황 등 F코드(정신질환 질병코드)를 스스로 꺼내 보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의 감기’라고 강조하는 것 자체가 F코드를 둘러싼 주위 시선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기자에게 F코드는 더 가혹하다. 냉정을 유지하고 강철처럼 단단해야 할 기자에게 F코드라니. 무능력을 입증하는 짐처럼 느껴진다.‘마음돌봄’을 표방한 뉴스레터 ‘터치유’를 발행하고 있는 손성원 한국일보 기자는 “기자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권력 감시뿐 아니라 독자에 다가가는 기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통 저널리즘’에서 ‘서비스 저널리즘’으
“너만 힘드냐?” “그게 뭐가 힘들어?” “멀쩡해 보이는데” “먹고 살 걱정 없어서 그런 거야.” ‘우울증’이란 말에 따라 붙는 흔한 반응들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진단 사실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우울증은 내과·외과 질환과 같은 병이고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겉모습만 보고 획일적으로 단언할 수 없지만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강하다.그런 면에서 지난 15일 발간된 ‘나의 F코드 이야기’(출판사 심심)는 반가운 안내서다. F코드는 정신·행동 장애를 나타내는 질병분류기호다. 우울증에 걸린 한 30대 직장인이 병에 대한 사회적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차가 섰다. 여러 명이 내려 순식간에 강제로 차에 태웠다. 낯선 이들이 가득한 건물에 가뒀다.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는 말을 반복해봤자 감금 기간이 길어질 뿐이다. 묶여 있기도 했다. 그들이 기대하는 대답을 하고 나면 풀려날 수도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결정은 그들이 한다.’ 이는 정신장애인들이 강제입원(비자의입원)당할 때 상황이다. 마치 독재정권의 정보기관이 시민을 납치하던 방법 같다. 보호의무자(보통 가족)의 동의와 의사의 진단이 있었다면 그 자체로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