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을 거듭하던 미디어렙 법안이 연초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을 두고 MBC가 자사 메인뉴스를 동원해 이 법안을 합의해준 민주당을 연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MBC 입장에서만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이 있다해도 뉴스를 통해서까지 이런 불만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이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독자적 광고영업을 하겠다고 나섰던 MBC가 이런 식으로 자사이해관계에 따라 메인뉴스 전파를 사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태도이냐는 지적이다.

MBC는 1일 <뉴스데스크>에서 두 건의 리포트로 정치권과 특히 민주당 비난에 나섰다. MBC는 ‘노골적 종편 편들기’와 ‘정치권 야합 벌써 걱정’이라는 뉴스를 통해 “한나라당이 밀어주고 민주통합당이 끌어줬다, (법안) 소위원회를 통과한 미디어렙 법안에 대한 평가”라며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특혜를 보장한 한나라당안을 민주당이 당론을 바꾸면서까지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MBC는 민주당에 대해 “법안 개정을 염두에 두고 한나라당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종합편성채널과 야합한 것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뉴스데스크>에서는 세 번째 뉴스부터 내리 3꼭지를 방송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집중 비난했다. MBC는 “이번 미디어렙 법안 처리는 민주통합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조중동 종합편성채널들이 만들어낸 야합의 결과물”이라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김진표 원내대표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종편 반대라는 당론마저 저버리고 종편채널들과 야합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특히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종교방송사들의 수입감소를 우려한 특정종교 지도자의 압력과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한나라당 역시 총선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적인 계산으로 종합편성채널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특히 민주당에서는 MBC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렇게 뉴스까지 동원해 정치권을 비난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31일부터 1일 새벽까지 법안소위에 참석했던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1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번 법안의 내용이 MBC 입장에서 매우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제 개인적으로도 그러한 이해를 많이 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 법을 둘러싸고 ‘MBC는 보다 공영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계에서 많았고, 시민사회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MBC 입장에서는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뉴스를 통해서 그와 같은 불만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야합이라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 미디어렙법을 갖고 한나라당과 야합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정치권이나 의원 개별 입장에서 보면, 입법을 안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러나 올해 방송광고질서가 새롭게 시작되는 현실에서 아무 법도 없이 출발하는 것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미흡한 법안이지만 ‘무법천지보다는 낫다’는 판단으로 불가피하게 한 것이다. 조금만 넓게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데, 너무나 자기 주장으로 정치권 매도하는 것 같아 대단히 유감스럽다. 자기 생각과 안맞으면 야합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지난해 12월 26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여야의 미디어렙법 합의안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예 독자적인 방송광고 대행사, 즉 미디어렙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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