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이 실제로 확산된 배경에는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이 매우 강하다. 2008년 미국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의 기업들은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 기업의 비용 중에서 IT 비용이 매우 크다. 따라서 기업의 IT를 책임진 CIO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필사적인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고, 클라우드 컴퓨팅은 비용을 줄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기업은 매년 새로운 컴퓨터를 사야 한다. 신규로 구매하는 것도 있으나 노후화된 장비들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사려면 컴퓨터를 사용하기 전에 돈을 한꺼번에 미리 지불해야 하지만, 클라우드로 가면 쓴 것 만큼 쓰고,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이는 컴퓨터뿐 아니라 컴퓨터를 운영하기 위한 부속장비들도 마찬가지이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를 하지 않고 바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문 용어로 이러한 서비스를 IaaS (Infra as a Service)라고 한다. 모든 전문용어가 그렇듯이 써놓고 보면 어려운데, 뒤집어서 그 의미를 파헤치면 매우 간단하다.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같은 인프라를 빌려주는 서비스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지난 10월에 미국 올란도에서 열리는 가트너 IT 심포지움에 참관했었는데, 미국 정부의 CIO가 나와서 미국 정부의 클라우드 활용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발표를 했었다.

“미국 정부와 공공 기관은 엄청나게 많은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를 운영하려면 또한 많은 컴퓨터가 필요했다. 또한, 사용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저 최대 사용량에 맞추어서 컴퓨터를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고 나서는, 고객이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으로 비용절감을 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를 빌려주는 방식 이외에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구글이나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회사에는 문서관리, 고객관리, 영업관리, 전자결재 등 기업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옷감과 재봉틀, 바느질 도구, 재단기 등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도구가 다 있으니, 알아서 옷을 만들어 입어라’ 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도구라는 것이 좀 어려운 말로 ‘플랫폼’ 이라고 한다.

이 ‘플랫폼’을 활용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게 되면 기존 전통적인 방식대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록 개발할 수 있다. 얼마나 빠를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2배쯤 빠르다. 왜 빠를까? 앞서 이야기한 구글이나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는 돈이 많다. 돈이 많으니 개발이 필요한 ‘플랫폼’이라는 것에 오랫동안 투자를 많이 했다. 당연히 생산성이 좋은 도구가 될 수 밖에 없다. 개발 속도가 2배쯤 빠르다는 것은 개발비에서 절약을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용어로 이런 서비스를 PaaS (Platforma as a Service)라고 한다. 이 서비스는 옷을 만드는 모든 도구가 다 갖추어져 있는 작업실(Platform)을 빌려준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스피드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가 되었을 때, 빠르게 마켓에 내놓아서 장사를 바로 시작하게 되면 그 시간만큼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사실, 기업에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한다. 남들 보다 더 빨리 재료를 사고, 더 빨리 물건을 만들고, 더 빨리 시장에 출시하고, 더 빨리 판매하는 것에 많은 비용을 투자를 하고 있다. 이것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IT이다. IT가 더 빨리 개발되어 활용하게 되면, 기업은 그만큼 시간을 벌게 되고 그것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으로 돌아 온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득은 이러한 속도경쟁에서 승리하도록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의 컴퓨터를 빌려 쓰는 것 보다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미리 기업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 놓고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옷을 만드는 도구를 빌려주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옷을 빌려주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선은 천차만별이라 딱 맞는 옷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니, 기성복도 피팅이 필요한 것처럼, 애플리케이션도 약간의 피팅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커스토마이징(customzing)이라고 하고 기성복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SaaS(Software as a Service)라고 한다. 아직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진화하고 있는 단계라 현재까지는 이런 기성복 같이 미리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들은 만개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많아질 것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품질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기성복처럼 만들어져 있다면, 그리고 그 가격이 적당하다고 하면 당연히 기업은 그런 기성복을 구매를 하게 될 것이다. 잘 맞는 기성복을 사는 것(SaaS)은 기성복을 자기 손으로 만드는 것(PaaS) 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기성복이 아주 잘 맞는 경우에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다. 아직도 그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한 것은 누가 그런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것을 가격 경쟁력 있게 제공할 수 있으며, 기존 서비스의 파라다임을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이 분야는 완전한 승자가 없는 아주 큰 빈 공간이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벤처가 태동할 수 있는 토양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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