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미국산 ‘통큰 LA갈비’ 행사를 벌여, 한우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통큰 치킨’ 논란에 이어, 기업의 판매 윤리와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일고 있다.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7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축산 농민들의 애환을 고려해 ‘나름대로 구제역이 안전하다, 괜찮다’고 얘기를 하면서 한우나 우리 축산물을 소비해가는 그런 모습으로 가는 것이 아마 지금 시점에서는 맞는 것 같은데 정말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 같다”며 “롯데마트는 우리나라 기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남호경 회장은 또 “어제 (지인과)통화를 하면서 ‘롯데마트에서 우리 한우는 안 팔아주는 것이 좋겠다’는 (불만)이야기를 한 적도 있는데 정말 뚱딴지 같은 기업이라고 생각이 된다”며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롯데마트 '통큰갈비'에 대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한우협회는 구제역 문제가 일단락 되면 롯데마트측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을 방침이다. 남 회장은 “단체 행동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적어도 (구제역)질병 퇴치부터 먼저 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겠다”며 “지금의 롯데마트의 그런 부분은 정말 가슴에 담겠다. 앞으로의 추이를 보면서 계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 회장은 앵커가 ‘구제역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그 때 가서 대응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것인지’ 묻자 “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혀, 강력한 반발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6일 롯데마트는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100g)를 1250원에 판매하고 KB카드로 구매하면 20%를 추가 할인한다고 밝혔다. 시중가 LA식 갈비(미국산 기준) 100g의 1500~1900원 정도보다 낮은 가격이다. 롯데마트는 LA식 갈비 약 250t, 약 80만 명 분을 3개월에 걸쳐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조선․중앙․동아일보만 20~21면 전면에 ‘2011년 새해, 첫 통큰 가격을 선보입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재 트위터 등 인터넷에선 롯데마트 행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트위터로 "구제역 한창인데 롯데마트 이번엔 '통큰 미국소', 축산농민들 마음도 제발 헤아려 주십시오"라고 밝혔고, "통큰치킨에 이어 통큰갈비 웬말이냐", "롯데마트 통큰갈비 판매, 우연인가 의도인가"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LA 갈비 할인 판매로 한우 농가에 심려를 끼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한우 농가를 힘들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언론 기사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이라서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한우, 삼겹살 등 다양한 상품의 할인 행사를 해 왔는데, 보도를 보면 미국산 쇠고기만 할인 행사하는 식으로 오해가 생겼다”며 “이마트, 홈플러스도 미국산 쇠고기 할인을 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만 혼내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 홈플러스도 미국산 쇠고기 관련 신문이나 전단 광고를 했는데, 왜 롯데마트 광고만 비판을 받는지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할인 행사는 구제역이 발생되기 전인 3개월 전부터 준비한 1주일간 단기행사”라며 “고객들과 납품 협력 업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12일까지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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