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환경에서도 신문 읽는 시간 늘었다>(경향신문), <경제신문 독자 90% "계속 보겠다">(매일경제), <경제신문 '신뢰 독자' 급증…90% "계속 보겠다">(한국경제), <세상흐름 읽는데엔 역시 '신문'>(헤럴드경제).

스마트폰 이용자 700만 명을 넘어섰고, 뉴미디어가 쏟아지는 상황에 올드미디어인 종이신문을 읽는 독자가 늘어났다? 29일자 전국단위 신문에는 주목되는 조사 결과가 실렸다. 한국신문협회가 숙명여대 안민호 교수(언론정보학부)팀에 의뢰해 실시한 '2010년 신문독자의 특성 및 온라인 뉴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종이신문을 읽는 독자가 늘어난다는 말은 '거짓말'이지만, 신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결과다.

안민호 교수는 △전국단위 일간지, 경제지, 지역신문 등 8개 주요 신문의 정기독자 1165명을 대상으로 한 '독자 프로파일' 조사, △인터넷 이용자 1만 여명의 컴퓨터에 탐색 프로그램을 설치, 3개월간의 로그파일(웹방문 기록) 조사를 했다.

   
  ▲ 29일자 경향신문 2면.  
 
일부 신문이 '뉴미디어 환경에서도 신문 읽는 시간 늘었다'며 △2008년(35.6분) 대비 7.3분이 늘어난 약42.9분 △2008년보다 2.6개월이 증가한 37.4개월의 구독 기간을 밝힌 것은 엄밀히 말하면 '독자 프로파일'의 정기 독자에 한정될 뿐이다. '(신문이) 여론 형성과 세상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된다'(92.4%)고 말하고, '자녀에게 신문을 꼭 읽히겠다'(83.2%)는 답변 역시 일반 독자들에 해당되는 결과는 아니다.

안 교수는 통화에서 "신문 독자들이 많이 이탈을 했는데, 일반 사람들을 조사로 한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신문을 읽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며 "이 조사 결과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가 빠져나가고 열혈독자와 같은 헤비 유저(heavy user)들이 남아 신문 구독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결과인데, 전체적인 신문 읽기 증가로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언론이 부각시킨 '독자 프로파일' 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대목은 인터넷 로그파일 결과다. 뉴스 매체 중 포털을 제외하고 일간신문의 콘텐츠를 이용한 시간이 25.2%로 가장 많았고, 방송(6.1%), 인터넷 신문(3.4%)순으로 나타났고, 페이지뷰도 일간신문(24.2%)이 방송(6.6%)과 인터넷 신문(4.6%)을 제쳤다. 방송, 인터넷의 위력을 주로 말하는 여론과는 엇갈린 결과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독자들이 인터넷 로그기록상에는 신문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지만, 여론 조사에선 신문에 우호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 이유를 주목했다. 안 교수는 "인터넷 방문 기록을 보면, 신문 뉴스를 많이 이용하면서도 독자들의 설문조사는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며 "설문조사의 한계가 있고 독자들이 신문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면서도 모를 수도 있지만, 신문에 대한 이미지가 일반인들에게 안 좋은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로그분석 결과를 통해, 안 교수가 가장 주목한 점은 뉴미디어 시대에서 신문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로그분석 결과, 전체 인터넷 이용 시간 중 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이 16.4%(주간 평균 49.1분)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종이신문이 위기이지만, 뉴스와 저널리즘의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신문 콘텐츠가 가지는 위력이 기대 이상이고, 여기서 신문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그렇다고 신문이 뉴스 콘텐츠 유료화를 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신문이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뉴스 콘텐츠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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