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천안함 침몰사고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힐러리 미 국무장관 방한과 대통령 대국민담화, 국방부 대북성명 등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정부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유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뒤에 있을 ‘노무현 서거 1주기’와 ‘월드컵 국가대표 평가전’은 이번 선거에서 정책 이슈 선점에 실패한 정부가 ‘북풍 몰이’ ‘전 정권 심판’ ‘월드컵 물타기’로 선거 구도를 이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 천안함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23일이라는 점에서 군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분위기를 희석시킬 공산이 크다. 이는 ‘북풍’으로 ‘노풍’을 막으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다음날인 24일 저녁에는 한국과 일본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치러진다. ‘노풍’이 거세질 때에 맞춰 펼쳐지는 한일 축구 평가전은 현 정권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이벤트다.

26일에는 힐러리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한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뒤 방한하는 힐러리 국무장관은 정부와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미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북풍 몰이’에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인 27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예정돼 있다. 군이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관성을 강하게 제기할 경우 이 대통령은 안보를 강조하며 단호한 대응의지를 피력할 가능성이 크다. 30일에는 한국과 벨라루스 축구 평가전이 있다. 그리고 사흘 뒤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17일 근거 없는 추정을 배격하고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한다는 기본원칙을 세웠다.

언론노조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요구하고 △언론 본연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견지하는 한편 △과잉 보도를 자제하고 △정책이슈가 희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6·2 지방선거가 공안선거가 아니라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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