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의 눈으로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직접 뛰어들어 지역 사회를 바꿔보겠다.”

언론인 출신 후보들의 지방선거 출마의 변은 다른 후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 민주당 예비후보인 고희범 전 한겨레 사장은 “제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분노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어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 전 사장은 “제주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도지사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가 됐고, 권력의 분산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며 “이와 함께 변화의 시대에 제주가 살아가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 전 사장은 “제주가 갖고 있는 자산과 미래 가치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거 철마다 불거지는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는 “언론사에 몸담고 있을 땐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 전 사장은 지난 2005년 한겨레 대표이사를 마지막으로 언론계를 떠난 뒤 2006년 한국에너지재단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고, 2008년부터 제주 4·3평화재단 설립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신문사를 그만 둔 뒤에 다른 일을 하다 지난해 6월 즈음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2일 한나라당 동작구청장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황석순 전 문화일보 부국장은 “학교 (중앙대)다닐 때부터 동작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황 전 부국장은 “예전부터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한 사람도 있었지만, 당론이나 이념에 큰 영향을 받는 국회의원보다는 지역민의 복지에 전념할 수 있는 자치단체장을 오래 전부터 꿈꿔왔다”며 “자치단체장은 정치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충남 홍성군수에 도전장을 낸 손규성 전 한겨레 부국장도 “홍성에서 벌어진 집단 비리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는데, 이래선 지역사회에 위기가 닥치겠다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손 전 부국장은 “농촌사회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고 산업구조가 도시화되지 못해 젊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등 전체적으로 위기인데 군수가 지역 리더십 형성은 커녕 지방권력 획득과 향유에만 안주하는 모습을 보며 답답했다”며 “고향을 더 이상 이렇게 둬선 안되겠기에 직접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 후보들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을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고 전 사장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데 거리낌이 없다”며 “언론인으로 있으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게 된 것도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찍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한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불리한 점으로 지목됐다.

황 전 국장은 “다른 사람보다 늦게 출발하다 보니 인지도가 낮다”며 “하지만 선거 운동 과정에 돈이 개입될 여지가 적다 보니 1개월 정도 열심히 뛰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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