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란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 곧장 방송의 구조적 문제로 치닫기 십상인 이 질문에 유일상 교수(건국대 신문방송학과·한국언론학회 언론법제윤리연구회장)는 일단 멈춰선다.

그리고는 대답의 필요충분조건으로서 ‘사람이 주인이며 중심인 방송’을 끄집어낸다. 여태껏 방송론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 방송 중심으로 전개돼 시청자를 수동적 대중 또는 제한된 능동적 공중으로 한계짓고 있으며, 따라서 방송과 인간 사이에 가로놓인 진정한 사회적 관계를 놓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중심으로, 아니 방송의 앞자리에 위치시킨다. 그래서 책제목은 <사람과 방송>이며,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사람 중심의 방송론’이 그 부제다.

저자의 이같은 ‘사람 중심의 방송론’은 출발인 동시에 지금 우리 방송계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의 끈이기도 하다.

가령 15대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방송법제 정비 문제나, 방송광고영업의 독점대행기관인 한국방송광고공사, 방송광고심의제도 문제와 정치방송·지방방송사 구조와 국제화시대의 위상 등에 대한 분석과 대안에서도 그 관점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의 의도를 충실히 따라간다면, 방송은 미디어의 울타리에 갇혀 있는 ‘죄수’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희노애락해야만 하는 그 무엇인 셈이다.
유일상/청년사/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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