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추모열기를 보도하면서 '추모객'을 '관람객'으로 표현에 누리꾼들의 큰 반발을 샀다.

KBS는 25일 저녁 <뉴스타임>의 23번째 리포트 '이 시각 봉하마을'(8시40분께 방송)에서 기자가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사흘째를 맞았지만, 추모의 열기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오늘은 평일이지만, 전국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BS 봉하마을 추모객을 관람객으로 표현…시민들 거센 반발

기자의 이 멘트가 나가자 KBS 홈페이지엔 26일 낮 12시 현재 무려 300건 가까운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관람객이라뇨(뉴스 끝나기전에 당장 공개사과 하길)"(김정은) "전 대통령 장지에 문상객이 관람객입니까? 동물원 구경…"(하혜정) "당신들이 봉하에서 푸대접 받는 이유를 모르겠나?"(배경삼) "설혹, 현장에 있던 기자가 실수를 했다면 앵커는 실수란 걸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이경진) 등의 비난 글이 지금까지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 같은 비난이 터져나오자 <뉴스타임> 제작진은 KBS 홈페이지 뉴스게시판 코너에 사과문을 올려 "오늘 봉하마을의 추모 분위기를 전한 뉴스에서 현장 취재기자가 생방송 도중 '조문객'을 '관람객'으로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뉴스타임에 보내주시는 애정과 질책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도 게시판에는 "사과문 하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까? 공개적으로 사과방송을 해도 모지랄판에. 나라가 짐 국민장에 온 국민이 비통한 때에"(안영태) "정말 성의없는 사과문에 더 화가 난다"(ykm321) 등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 25일 저녁 방영된 KBS <뉴스타임> '이시각 봉하마을'  
 

"봉하에서 왜 푸대접 받는지 모르겠나"
제작진 "정중히 사과" 기자 "실수…변명할 게 없다"

   
  ▲ 25일 저녁 방영된 KBS <뉴스타임>  
 
이에 대해 이날 직접 리포트한 박재우 KBS 기자는 "생방송을 하다보니 방송할 땐 전혀 몰랐다. 변명할 건 없다"며 "애초 원고에 그런 말이 들어있던 것도 아니다. 매 시간 하루 23시간을 현장 연결하면서도 다른 뉴스에서 그런 멘트를 넣은 적도 없었고 한 적도 없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실수였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추모객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지 않다 보니, 엉겹결에 그 말이 나온 것 같다"며 "보도국장이 '왜 말을 그렇게 하느냐'며 많은 질책을 했고, 시청자로부터 많은 항의메일이 와서 일일이 모두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답장을 새벽까지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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