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병순 사장의 사원행동 기자·PD 파면·해임이라는 중징계에 반발해 제작거부에 나섰던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가 이 사장 체제의 KBS 뉴스를 감시하기 위해 시작한 뉴스모니터단(단장 조현진 기자)의 활동이 100일을 넘기면서 “기자들의 뉴스 관심을 높였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 비판보도 자체가 사라진 KBS 뉴스 제작은 여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자들의 뉴스 모니터 의견서엔 ‘장자연 보도를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왜 미네르바 수사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았나’ (이상 4월말) 등이 지적됐다. 19일 KBS기자협회보에 실린 5월 1∼2주 모니터 의견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보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사실로 단정짓는 보도들은 양측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검찰 입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은 인상을 줬다”며 “검찰과 노 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도 ‘구속된 천수이볜 같아질지 씁쓸함을 더 한다’ 등의 멘트는 대단히 부적절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지난 8일 천신일 검찰 수사 뉴스가 톱으로 배치된 타사와 달리 KBS에 세 번째로 배치된 것을 두고 “천신일 수사가 현 정권 실세를 겨누고 있고, 정권에 부담스러운 내용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타사가 주목하지 않은 아이템을 톱으로 올린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한 편집”이라고 했고, 10일 한나라당 내분 기사를 MBC와 SBS가 두건씩 각각 톱과 두 번째 뉴스로 방송한 것을 두고 “우리만 한 꼭지로 아홉 번째 아이템으로 배치해 한나라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내용은 의도적으로 축소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만한 편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뉴스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는 한 기자는 100일간 KBS 뉴스에 대해 “정부에 대한 비판이 실종됐고, 민주주의·인권·헌법적 가치를 담은 소식이 KBS에선 가치 없이 다뤄져왔다”며 “유모차 부대 뿐 아니라 최근의 시위보도, 불온서적에 위헌소송을 제기한 군법무관 파면 관련 뉴스 처리 등에 대해선 계속 외면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6월 펼쳐질 미디어법 정국을 앞둔 언론법안 보도, 언론자유, 현정부의 언론장악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공방이상으로는 다뤄지질 않을 만큼 무관심하다”며 “경제보도 역시 지엽적인 트렌드를 강조하는 뉴스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현진 뉴스모니터단장은 “그렇게 보는 견해도 있지만 해당팀의 기자와 얘길 해보면 좀 다르다. 뉴스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취재기자가 압력을 느꼈는지 여부, 그런 기류가 있는지 등에 대한 증거를 갖고 싸워야 한다”며 “현재 그런 걸 정리하려는 중이며 이달 말이나 6월초 그동안의 활동을 총평가한 것을 토대로 보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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