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묘미는 의외성에 있다. 오직 땀으로 엮어내는 순간순간의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 경기의 장면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스포츠캐스터들은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모든 상황을 대본없이 전해야하는 애드립의 명수들이다.

운동장의 시원스런 풍경과 관중석의 열기, 그리고 긴박하게 진행되는 경기의 흐름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줘 시청자들마저 경기에 동참시키는 것이 스포츠 캐스터의 몫이다.

스포츠 캐스터의 역사는 방송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경기의 상황을 전해주는 스포츠 캐스터의 격앙된 목소리를 누구나 인상적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때도 그랬지만 스포츠 캐스터들은 대부분 아나운서실에 소속되어 있고, 다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그러나 MBC처럼 스포츠실과 아나운서실로 소속이 분리되어 병존하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 캐스터로 입문하는데 있어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판단력과 임기응변력이다. 시신경으로 수신된 상황을 사고신경으로 작동시켜 음성으로 표현하기까지의 시간은 ‘찰나’에 가깝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사고신경까지 도발하는 순간에 캐스터는 이미 음성으로 만들어 시청자들의 청각을 자극해야 한다.

아나운서들이 캐스터가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관심이 있는 종목을 하는 운동장에 가서 경기를 보며 직접 녹음한 것을 위에서 듣고 선정하는 경우도 있고, 선배가 빠진 틈을 메우러 갔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되는 경우도 있다.

종목에 있어서는 전문화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아나운서 인력난의 해소도 있지만 경기간의 흐름을 잇기 위해 집중적으로 한 사람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중계를 할 때는 해설자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경기진행 상황뿐만 아니라 게임의 전망과 화면에 나타나는 작전이나 기술에 대한 지식이 요구됨에 따라 전문성도 요구된다.

적당한 음색 역시 캐스터가 갖출 요건에 들어간다. 관중의 소음속에 묻혀버리는 목소리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목소리가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사이사이를 끊어주는 금속성 목소리라야만 가능하다.

그래선지 이 분야는 아직도 금녀의 영역이다. 물론 SBS 윤영미 야구 캐스터 등이 있지만 아직 여성의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으로 요구되는 것은 공정성이다. 실황중계를 할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객관성을 유지하며 이성적으로 중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SBS의 손석기 아나운서는 “과거 국제경기를 중계하던 이광재선배나 임택근 선배처럼 격앙된 중계를 하지는 않지만 국제경기에서 감정적으로 흐르는 것은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캐스터는 해설자와의 조화가 중요하다. 해설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말을 끌어내고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자질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