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추천투표를 거쳐 지난 1일 기독교방송 보도국장에 선임된 한용상국장은 먼저 “역사적 안목을 가진 보도,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는 보도를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독교방송이 과거의 진보적인 색깔을 잃고 최근 총선보도 등에서 다른 방송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기자들은 현재의 보도국을 ‘침체상태’라고 느끼고 있는데.

“기독교방송은 전통적으로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고 정의를 위해 십자가를 진다는 정신으로 보도를 해왔다. 또 기자들은 이런 보도를 통해 기자로서의 의미와 보람을 찾았다. 그러나 최근 이런 역사 의식이 퇴색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적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정통성없는 정부를 비판하는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가치관의 혼란상태다. 무엇이 공정방송인가를 정의 내리기가 힘들다. 공정하게 보도해도 듣는 사람에 따라 편견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뉴스 시간이 인력에 비해 너무 많고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어 깊이있는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지난해 시사뉴스와 정보를 특화하는 과정에서 뉴스 시간이 늘어났다. 업무부담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또 기술적으로 뉴스가 너무 세분화돼 있어 어지러운 감이 있다. 이제 ‘신문의 섹션화’만이 아니라 방송도 섹션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경제뉴스, 정치뉴스, 문화뉴스 등으로 섹션화하는 것이다. ‘방송뉴스의 섹션화’를 통해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기자협회 분회에서는 보도국부장단과 기자협회간의 보도개혁협의회 구성을 제안한 바 있는데.

“보도개혁협의회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간부들과 평기자들과의 대화 채널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보도국 인사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

“내가 인사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는 인사는 없다. 기자들은 출입처 변동에도 불만을 갖는다. 가능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공정한 인사를 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치없는 보도를 하는 것은 낭비다. 값비싼 시간을 할애하면서 다른 신문 또는 방송을 통해서 보도되는 것을 똑같이 보도하는 것은 기자가 아니다. 다른 매체를 통해 보도되지 않은 것 또는 같은 사안도 다른 시각을 가지고 보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한용상국장은 70년 보도국기자로 입사해 경제부장, 정치부장을 거쳐 보도국장직대, 수석해설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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