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는 2012년을 아날로그TV 종료 기점으로 잡고 있는 영국이 디지털 전환일정을 순조롭게 밟아나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정은옥 연구원은 18일 동향보고서에서 영국의 오프콤(Ofcom)과 디지털 UK(Digital UK)가 지난달 공개한 2008년 2분기 디지털전환 현황보고서를 분석, 발표했다.

정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현재 영국의 디지털 전환대상 가구의 87.9%인 약 2250만 가구가 디지털 텔레비전을 메인세트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에는 약 6000만 대의 텔레비전 셋톱박스가 존재하는데, 그 중 2530만 대가 메인세트로 사용되고 있고 3470만 대가 침실이나 부엌 등에 있는 보조세트다.

전국수준에서의 디지털 전환 증가율은 지난 1분기보다 낮았지만, 조기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 성장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디지털지상파와 유료위성방송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아날로그지상파는 감소하고 있다. 특히 아날로그케이블은 1분기에 비해 14.3%의 감소세를 보이며 2만 가구에 그쳤다.

영국 국민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수준 역시 높으나, 저소득층이나 소수인종, 비영어 사용자 집단에서는 인지도나 만족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 조사 결과 영국 국민의 89%가 디지털 전환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디지털 전환을 일찍 시작한 지역일수록 그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비율은 전국적으로 68%이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옛 방송위원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대해 알고 있는 국민은 10명 중 3명(31.3%) 밖에 되지 않는다. 또 같은 조사에서 DTV 보급률도 23.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나마 ‘DTV 코리아’가 지난달 30일 출범해 지상파TV의 디지털 전환 일정을 홍보, 지원하고 있다.

정은옥 연구원은 “영국은 오래전부터 디지털전환에 대한 장기적 안목을 갖추고, 집단별·지역별 구체적인 통계자료로 진행현황을 검증·보완하고 있다”며 “2012년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영국 사례를 본보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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