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폐지 개편안에 반대하며 지난 10일부터 KBS 사내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 김덕재 (45)PD협회장은 11일 인터뷰에서 "회사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제작진에게만 투쟁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한 단계 높은 투쟁을 펼치게 됐다"며 "회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회사경영이 어렵다는 걸 빌미로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리더십이 이미 KBS 안에 팽배해졌다"며 "앞으로 회사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기한 농성 들어간 계기는.
"이 사태는 <시사투나잇> 폐지안이 나오면서부터 촉발됐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부터 회사는 폐지한다고 답했다가 결정된 바 없다고 오락가락했다. 이후 시투 제작진이 수차례 편성본부장 제작본부장에게 확인했을 때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개편안이 나왔을 땐 시사투나잇 대신 <시사터치 오늘>이 신설돼있었다. 회사는 이런 식으로 계속 시간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물었던 것은 '왜'였다. 회사의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냥 없어졌다. 외부에서 문제된다고 씹어온 프로그램이었고, 언제부터인가 '기본부터 잘못된 프로그램'이라고 낙인을 찍기 시작했다. KBS PD협회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개편 일자(17일)는 계속 다가오고, 회사는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제작진에게만 투쟁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마지막으로 한 단계 높은 주장을 펼치기 위해 농성을 선택했다."

-기자협회도 동참하게 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는 비슷한 처지의 프로그램이다. 공과에 대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점에서 그렇다. 기자협회의 동참은 PD들만 이상한 집단이어서 시끄럽게 한 것이 아니라 개편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객관적으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회사로서는 양쪽 협회가 발벗고 나서 반대하니 부담이 될 것이다. 이미 인사도 다 냈고, 개편 날짜가 코앞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개편과정에서 정보공유가 안 되고, 제작진이 소외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경종을 울리게 할 것이다.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이후 계획은.
"계속 농성을 할 수밖에 없다. 시한은 정해져있지 않다."

-향후 KBS가 어떻게 할 것 같은가.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걸 빌미로 이미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리더십이 KBS 안에 팽배해졌다. 이런 논리를 강요하는 문화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일종의 바이러스이다. 자발적으로 일하는 것보다는 사장의 눈치를 보는 식으로 업무의 학습 방향이 넘어가고 있다. 직원들은 안 깨지려고 열심히 일한다. 그런 문화를 갖고 과연 제대로 된 방송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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