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에는 통신공간에서의 검열에 대한 유명한 ‘디지털 삐라’가 있다.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의 설립자인 바를로가 클린턴 정부의 인터네트 검열 시도에 반대해 지난 2월8일 작성한 ‘사이버 스페이스 독립선언문’이 그것이다.

이 선언문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산업세계의 정권, 너 살덩이와 쇳덩이의 지겨운 괴물아. 나는 마음의 새고향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왔노라. 미래의 이름으로 너 과거의 망령(정부)에게 명하노니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우리는 너를 싫어한다. 우리의 영토에서 너의 주권은 없다”고.

각국 정부가 인터네트 음란물 유포 등을 이유로 가상공간에 개입하려는데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한다. “너희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으니 너희가 개입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갈등이 있는 곳, 문제가 있는 곳이 있다면 우리가 그것을 찾아내어 우리의 방법으로 그것을 밝히겠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의 사회계약을 만들고 있다.”

선언문은 사이버 스페이스의 미래를 ‘비트의 전지구적인 대화’라고 표현한다. “우리의 세계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이 복제되고 아무런 비용없이 무한히 배분될 수 있다. …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구 전체로 퍼뜨려 아무도 우리의 생각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마음의 문명을 건설할 것이다. 그것은 너희 정부가 이전에 만든 것보다 더 인간적이고 공정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간섭에 대해 이렇게 한껏 조롱한다. “너희는 사이버 스페이스의 프론티어에 검문소를 세워 자유의 바이러스를 격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당분간 전염을 막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비트를 지닌 미디어로 뒤덮일 세상에서는 쓸모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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