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특집부 손상익 기자가 지난 92년부터 5년 동안의 작업 끝에 ‘한국만화통사’를 펴냈다.
지난 92년 만화평론집 ‘만화세상이 오고 있다’를 펴낸데 이어 올들어서만도 만화평론집 ‘만화로 여는 세상’, 번역서 ‘아톰의 철학’을 연달아 출판할 정도로 열정적인 손기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만화평론가 1호. 이번에 펴낸 ‘통사’는 그의 네번째 저서인 셈이다.

손기자가 이번에 펴낸 ‘통사’는 만화라는 대중문화를 철저한 문화사적 관점에서 고대부터 해방이전까
지 ‘통시적’으로 아우른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고대벽화와 조선시대 민화에 나타난 만화적 기법들, 우리나라 초기 형태의 만화와 최초의 만화, 일본과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 만화에 끼친 영향 등이 풍부한 사료를 근거로 정리돼 있다. 만화와 만화방은 많지만 10여개 대학의 만화관련 학과에서도 참고로 할만한 변변한 교과서 하나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상황에서 ‘한국만화통사’가 만화계에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는 것이 만화계의 공통된 평가다.

‘통사’에 실린 자료의 분량도 방대하다. 관련 ‘그림자료’만도 6백여컷을 넘는다. 당연히 책을 집필하는 시간보다 구상하고 자료를 모으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다.

지난 92년부터 손기자 혼자 기획, 자료수집, 집필 작업을 진행해오다가 95년 4∼5명의 연구원들로 ‘한국만화통사 편찬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작업에 보낸 한국 만화계의 호응도 대단한 것이었다. 고행석, 이현세, 허영만 등 스타만화작가들이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태는가 하면 수많은 익명의 만화인들이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통사’가 한국만화계에서 갖는 의미가 각별하다는 것을 반증하듯 지난 10일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한국만화계 거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영섭 한국만화협회 회장을 비롯 이 자리에 참석한 현업 종사자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사라져 간 작가와 그림들을 되살려 기쁘다” “이렇게 완벽한 만화사는 일찍이 없었다”며 손기자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손 기자는 경인일보와 언론노보에 직접 만평을 그리기도 했으며, 91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신설된 만화평론 부문 첫 회를 통해 만화평론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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